헬스장에서 운동 중 욕설을 내뱉는 행위가 실제로 운동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19일(현지 시간) 과학 전문 매체 사잉언스 알러트(Science Alert)에 따르면 최근 영국 킬 대학교와 앨라배마 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에서 욕설이 신체적 수행 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킬 대학교 심리학 연구원인 리처드 스티븐스는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모든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억제한다"며 "욕설은 집중력과 자신감을 높이고 산만함을 줄여주며,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욕설이 억제된 감정을 풀어내는 순간적인 심리 변화를 통해 신체적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차례의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는 18세에서 65세 사이의 건강한 참가자 88명이 참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각자 두 단어를 선택했는데, 하나는 머리를 부딪혔을 때 내뱉을 법한 욕설이고 다른 하나는 테이블을 묘사할 때 사용할 법한 중립적인 단어였습니다.
실험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의자에 앉아 의자 양쪽을 잡고 팔로 몸 전체의 무게를 들어 올리는 의자 푸시업을 수행했습니다. 이때 참가자들은 무작위 배정에 따라 욕설이나 중립적인 단어 중 하나를 스스로 선택하여 반복해야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최대 60초 동안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이 자세를 유지했으며, 그 시간 내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통해 실험을 진행하는 연구원과 눈을 마주쳤습니다.
실험 후 각 참가자는 자신의 상태 억제 해제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에 답했습니다. 연구진은 욕설이 사용된 상황에서 유머, 심리적 몰입, 자신감, 사회적 바람직성, 주의 분산 등의 측정 항목들이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94명의 별도 참가자 그룹을 대상으로 동일한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이번에는 욕설이 사용되는 상황에서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방관자 무관심, 행동 억제 시스템, 인지적 불안, 부정적 감정 등의 측정 기준을 추가했습니다.
두 실험 모두에서 욕설이 신체적 수행 능력에 이점을 제공한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들은 욕설이 섞인 주문을 반복할수록 의자 팔굽혀펴기 자세를 더 오래 유지했습니다.
욕설 테스트에서 긍정적 감정, 유머, 주의 분산, 새로움에 대한 점수도 높아졌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욕설을 내뱉는 것이 더 행동 지향적인 상태로 전환하고 실제로 운동을 더 즐길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스티븐스와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욕설이 노력을 극대화하고 내적 제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심리적 상태를 촉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욕설이 실제로 우리의 자제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는 충분한 증거는 없었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이 가설을 확인하거나 반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훨씬 더 많은 욕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븐스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욕설이 왜 그렇게 흔한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욕설은 말 그대로 칼로리도 없고, 약물도 필요 없고, 저렴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우리가 경기력 향상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미국심리학회(APA) 저널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American Psychologis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