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79세 아들이 100세 어머니를 10년 넘게 홀로 간병하다 결국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6일 일본 니혼테레비(닛테레)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와타베 마사토(79)는 지난달 25일 도쿄 마치다시 자택에서 100세인 어머니의 입을 손으로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와타베는 범행 후 약 1시간이 지난 당일 오후 2시경 스스로 119에 신고전화를 걸어 "어머니를 죽였다. 어머니를 돌보느라 너무 지쳤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와타베는 침대에 누워있는 어머니 옆에 서 있었으며, 어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와타베는 10년 이상 혼자서 어머니의 간병을 담당해왔습니다.
한 이웃은 "그 집 어머니가 20년 정도 거동이 불편해서 누워 지내셨다"며 "그때부터 아들이 쭉 어머니를 돌봐왔는데, 10~15년 전쯤 그 집 아들에게 '어머니 돌보기 힘드시겠다'고 물었더니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다른 이웃 역시 "그 집 아들은 늘 양손 가득 장을 봤다. 성인용 기저귀 같은 걸 들고 다니는 걸 보고 간병을 하고 있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하며 와타베의 헌신적인 간병 생활을 증언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와타베는 자신 역시 건강이 좋지 않아 앞으로 어머니를 간병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진술했으며, 모친 살인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본 현지에서는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지만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동정론과 함께 정부 복지 시스템의 한계, 요양 시설 대기 문제, 가족 내 간병 스트레스 등 구조적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간병' 현상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후생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노노 간병 비율이 60%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