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전례 없는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여성 최초로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된 수지 와일즈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을 가졌다고 평가하며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와일즈 비서실장은 미국 대중문화 월간지 배니티 페어(Vanity Fair)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하며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대로 말한 것(thinking out loud)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와일즈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alcoholic's personality)"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JD 밴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계산적인 "음모 이론가"라고 표현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와일즈 비서실장은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 결정 과정의 혼란상을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13시간 만에 국가별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깜짝 발표하는 변덕스러운 행보를 보이며 행정부 내부에 혼란과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참모들에게 "우리는 결국 이 방향(관세)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트럼프)가 이미 하는 생각 속으로 어떻게 맞춰 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라"고 말했지만, 참모들이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리는 트럼프에게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자. 팀이 완전히 의견 일치를 이룰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했다"며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관세 부과 속도를 늦추려고 시도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와일즈 비서실장은 관세 정책에서 결국 절충적 해법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백악관 내부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백악관 비서진들이 내부 문제를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와일즈 비서실장의 퇴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부 전체가 그녀의 꾸준한 지도력에 감사하고 전적으로 뒤에서 단결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와일즈가 부정적인 뉴스 보도에 흔들려 떠난다면 우리 중 누구도 여기서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일즈 비서실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정책과 선거운동 운영을 총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