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적인 항바이러스 치료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독감이나 코로나19 같은 변이가 빠른 호흡기 바이러스를 스프레이 형태로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15일 KAIST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 정현정 교수,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터페론-람다 단백질을 AI로 재설계한 비강 투여형 항바이러스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독감 치료에 활용되던 인터페론-람다는 우리 몸이 바이러스 감염을 방어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생성하는 선천면역 단백질입니다. 하지만 이 물질은 열에 취약하고 코 점막에서 빠르게 제거되는 한계가 있어 치료제로서의 효능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열에 약한 단백질의 루프 구조를 견고한 나선형 구조로 변경하여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단백질들이 서로 뭉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표면을 물과 잘 섞이도록 설계하는 표면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글라이코엔지니어링 기법을 통해 단백질 표면에 당사슬 구조를 추가함으로써 단백질의 견고함과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새롭게 제작된 인터페론-람다는 50℃ 환경에서 2주 이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으며, 끈적한 비강 점막에서도 신속하게 확산되는 특성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단백질을 나노리포좀이라는 미세 캡슐에 포장하여 보호하고, 저분자 키토산으로 표면을 코팅해 코 점막에 오래 부착될 수 있도록 점막 부착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김호민 교수는 "인플루엔자 감염 동물 모델에 이 전달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콧속 바이러스가 85% 이상 감소하는 강력한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간단히 코에 뿌리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점막 면역 플랫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변이가 빠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향후 감염병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