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부인 브리짓 마크롱이 성폭력 의혹을 받았던 배우의 공연장에서 페미니스트 시위대를 향해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프랑스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주말 페미니즘 활동가들이 배우 아리 아비탕의 공연장에 나타나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강간범'이라고 적힌 가면을 착용하고 "아비탕 강간범"을 연호하며 공연 진행을 방해했습니다.
아비탕은 2021년 강간 혐의로 고발당했지만, 2023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수사가 종료된 상황입니다.
브리짓 마크롱은 딸과 함께 해당 공연을 관람하러 왔으며, 무대에 오르기 전 아비탕과 나눈 대화 내용이 현지 매체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아비탕이 "무섭다"고 표현하자, 영부인은 "만약 멍청한 X들(sales connes)이 있으면 쫓아내자, 특히 가면을 쓴 깡패들"이라고 농담 섞인 어조로 응답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즉시 여성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습니다. 시위에 참가했던 활동가들은 "피해자와 여성단체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페미니스트 그룹 '#NousToutes('우리 모두'라는 의미)'는 해당 표현을 해시태그로 만들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시켰습니다.
프랑스 여배우 주디트 고드레슈도 "나도 멍청한 X이다"라는 글을 게시하며 연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고드레슈는 미성년자 시절 두 명의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해 페미니스트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입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영부인 측은 해명에 나섰습니다. 측근들은 "급진적인 방식의 시위를 비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좌파 정치인 마농 오브리는 "여성 권리를 5년 임기의 '대의'로 내세웠던 정부가 결국 모욕으로 끝나고 있다"며 "마크롱 부부가 물러날 때"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