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성추행 사건, 추가 피해 드러나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추가 피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학교 측의 늑장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원도 소재 초등학교에서 육아휴직 교사 대체 인력으로 근무한 A씨는 학생 B양을 대상으로 10차례에 걸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로 지난달 검찰에 송치됐다.
계약이 종료된 후인 지난 2~3월경 A씨는 B양에게 "보고 싶으면 말해달라", "잠깐 볼래?" 등의 사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으며, 3월 초에는 실제로 B양을 만나려다 부모에게 발각됐다.
학교 측의 미흡한 초기 대응과 추가 피해 은폐 의혹
B양의 부모는 발각 다음 날 즉시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학교는 경찰에 신고 조치했다. 그러나 이후 B양이 "다른 학생도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B양의 부모는 5월 말, 다른 학부모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증거로 추가 피해 사례가 있음을 학교 측에 재차 알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3월 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추가 피해 학생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추가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 이러한 학교의 소극적 대응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비판을 받게 됐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학교는 뒤늦게 2차 무기명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A씨에 의한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거나 목격했다는 학생이 13명에 달하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B양의 어머니는 "아이들 사이에서 변태 선생님으로 알려질 정도였는데, 학교가 이를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학교에 여러 차례 추가 피해 가능성을 알렸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안을 강원도교육청에 알렸으나, 도교육청은 "기간제 교사는 학교장이 고용하기 때문에 교육청에서는 계약 해지 외에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당 초등학교 교장은 전날 학부모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신고를 기피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좀 더 자세히 살피고 조사해야 했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또한 실명 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성희롱 예방교육과 피해 학생에 대한 상담 및 심리치료 지원을 약속했다.
강원경찰청은 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설문 자료를 바탕으로 A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