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더 내고 못 받게 생겼네"... MZ 세대가 이기적일까
어떤 방식의 개혁이든 특정 세대에게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로 불리는 국민연금 개혁에 불이 붙었다.
국민연금 고갈을 우려하는 젊은 세대의 여론을 인식한 듯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정책을 내세웠다.
해당 정책의 핵심은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첫 달 치 국민연금 보험료를 국가가 대신 납부하고, 자동으로 가입시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이 많아지는 구조인 만큼, 조기 가입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지난 3월에는 1998년 이후 약 17년 만에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소폭 상향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더 내고 더 받는' 구조의 이번 개혁안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을 다시 불러왔다.
앞서 2055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5차 재정추계 결과가 나온 바, 청년층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에 강제로 가입시키는데 나중에 돌려줄 자신은 있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고갈이 예정된 기금의 소진 시점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개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청년 세대 역시 이 위험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렇듯 극명히 갈리는 MZ세대의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찬반 여론은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국민연금 인식에 대한 키워드 분석'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주요 대학 커뮤니티와 개방형 커뮤니티의 게시글을 분석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강제', '폰지(다단계)사기', '폐지' 등 극단적인 키워드를 사용하며 국민연금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러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묵은 숙제인 국민연금 개정법이 통과됐다. 이에 따른 '더 내고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 등 젊은 세대가 품는 불신과 비판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연금 제도의 주요 납부 세대인 젊은 층의 불만을 '이기적인 MZ세대'로 치부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강제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들의 의견을 모두 경청해 종합한 절충안을 내놓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