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천사' 데리고 오겠다며 분만실 들어간 아내... 심각한 뇌손상 입고 4살 지능 돼 돌아왔습니다"

출산 중 뇌손상으로 4살 지능이 된 아내, 한 가정의 비극적 현실


출산의 기쁨이 평생의 고통으로 바뀐 한 가정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에서 소개된 이 사연은 분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해 아내가 심각한 뇌손상을 입고 지능이 4살 수준으로 저하된 남성의 이야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혼 3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던 부부는 시험관 시술 끝에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소중한 생명이었기에 출산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천사들 데려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분만실에 들어간 아내는 그러나 약 40분 후 피를 흘리며 응급 상황으로 실려 나왔다.


의사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아내가 분만 도중 심장이 멈췄다. 현재 매우 위험한 상태다." 쌍둥이 딸들은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아내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남편은 신생아 쌍둥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아내 곁을 지키며 기적을 바랐다. 그리고 한 달 후, 아내는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심장이 멈췄던 시간 동안 뇌가 심각하게 손상되어 아내의 지능은 4살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할 정도로 중증 장애 판정을 받은 아내는 그나마 남편만은 알아보았다.


JTBC '사건반장'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바뀐 의료사고의 여파


사연자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4살 지능이 된 아내와 쌍둥이 딸들을 돌보는 데 전념하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달라진 삶은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인지 능력이 저하된 아내는 딸들을 질투하며 싫어했고, 현재 여섯 살이 된 딸들은 자신들보다 지능이 낮은 엄마를 무서워하는 상황이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아내가 치매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식사를 하고도 "배고프다"며 울거나 고집을 부리는 일이 잦아졌고, 수시로 집 밖으로 나가는 위험한 행동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에는 비가 쏟아지는 늦은 밤, 도로 한복판에 누워있는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남편은 아내의 의료 기록을 확인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출산 당시 심장이 멈췄던 아내에게 심폐소생술이 지연되어 시행됐다는 내용이었다. 의료 과실을 주장했으나 병원 측은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정 그러면 소송하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직장도 잃고 빚까지 지며 가족을 돌보고 있는 사연자는 의료 소송을 진행할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출산 사고 보상제도'도 '산모 사망이나 신생아 장애' 경우에만 해당되어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분만 과정에서의 의료사고로 인한 산모의 뇌손상은 보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 가정의 비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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