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러브버그 출몰하는 데 '이 색' 옷 입고 가면 큰일 납니다

수도권 곳곳에 출몰하는 '러브버그', 생태계 속 역할과 친환경 대응법


수도권 지역에서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거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붉은 가슴과 검은 날개를 가진 이 소형 곤충은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붉은등우단털파리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전년(4418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러브버그 / 뉴스1


지난 27일 인천 서구 신검단중앙역에서 열린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연장선 개통기념식장에서는 시민들이 몸에 붙은 러브버그를 떼어내는 모습이 목격됐다. 행사장 텐트에는 수많은 러브버그가 몰려들어 불쾌감을 주었다.


생태계에서는 '익충'으로 분류되는 러브버그


혐오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러브버그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이 곤충은 질병을 매개하지 않으며,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긍정적 기능을 한다.


주로 이슬이나 꽃의 꿀을 먹고 살며 사람을 물지 않는다. 다만 밝은 불빛에 이끌려 도심에 특히 많이 출몰하고, 여름철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비행하는 특성 때문에 '유행성 생활 불쾌 곤충'으로 분류된다.


일명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 / 뉴스1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서울 은평구 등 서북쪽 지역에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6~7월 초여름에 개체 수가 급증하는 특성을 보인다.


성충 수컷은 3~4일, 암컷은 일주일 정도 생존하며, 한 번에 200~300개의 알을 낳지만 생존율은 높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규모로 출현한 후 약 2주가 지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7월 중순경에는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환경단체들은 러브버그가 인간에게 실질적 불편을 주는 기간은 1주일 남짓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뉴스1


친환경적 방제 방법에 이목 집중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전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지자체에서는 화학적 방역보다 친환경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국립생물자원관과 협력하여 친환경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LED 전구 빛을 활용한 친환경 광원포집기를 시범 운영 중이며, 러브버그가 꽃향기를 찾는 습성을 이용한 향 포집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가정이나 야외에서 개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서울시가 제시하는 예방 수칙으로는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한 정기적 세차 △끈끈이 트랩 설치 등이 있다.


안양시 제공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살충제 대신 휴지나 빗자루를 이용하거나 물을 뿌려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러브버그는 붉은색을 선호하므로,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어두운색 옷을 입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오래 비행하지 못하고 날개가 약하며 물을 싫어한다"며 "유리창이나 차에 붙은 러브버그는 물을 뿌려서 제거하면 된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