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하반기 코스피 전망 상향 조정... 주주환원·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주환원 정책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 지수가 4000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시했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을 내놓은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평균적으로 2533~3224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높은 수준의 코스피 전망을 제시한 곳은 무려 4000을 예상한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의 이경수 연구원은 "새로운 정부의 주주환원 기대감, 대북 친화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등으로 글로벌 대비 한국 증시 최악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수익비율(PER) 12.6배에 해당하는 코스피 4000까지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 이후 급등세에 증권사들 코스피 밴드 상향 조정 잇따라
대선 이후 코스피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은 뒤늦게 코스피 밴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정부 출범에 따른 자본시장 개혁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PER 예상치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KB증권은 지난 11일 코스피 밴드를 2600~3240으로 제시했다가, 2주 뒤인 25일 상단을 37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상하단을 모두 제시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강세장의 핵심 요인은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추진과 달러 약세"라며 "하반기 미국의 관세 위협을 지나고 난 뒤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인해 증시 상승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코스피 밴드를 기존 2450~2900에서 2800~3300으로 대폭 상향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신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 러브콜 확대와 인덱스 속등의 결과로 타깃 멀티플이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위험 요인과 투자 전략
다만 증권사들은 하반기 미국의 관세 부과나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등 일시적 증시 하락 요인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8월 전후 미국의 관세 재개 시기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인상이 소비재 가격에 전가되면서 미국 CPI 상승률은 2025년 하반기에 3.0%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재고 및 CAPEX는 부진한 상황이고, 이에 앞서 움직이는 은행의 대출 태도도 부진하다"며 "수출 중심인 국내 상장사 이익의 성장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주주환원이 기대되는 금융주나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원전,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조선·방산 업종이 주도했으나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T, LG씨엔에스 등 한국형 인공지능(AI) 성장주와 거버넌스 가치주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공매도가 재개된 가운데, 숏커버링이 몰리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하나증권의 이경수 연구원은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 중 한화비전·한미반도체·호텔신라·포스코퓨처엠 등 실적 반전이 기대되는 종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