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미혼 남성, 20년 새 5배 증가... 결혼 기피 현상 심화
40세까지 초혼을 경험하지 않은 미혼·비혼 상태의 남성이 지난 20년 동안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역시 미혼·비혼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남성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이 27일 발간한 'SRI 통계플러스 2025년 여름호'에 실린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혼인, 출산, 주거' 보고서에 따르면, 40세까지 결혼하지 않은 인구 비율은 최근 출생 코호트일수록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남성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남성의 경우 40세 기준 미혼 비율은 1960년생에서는 6.3%에 불과했으나, 1970년생은 18.3%, 1975년생 25.9%, 1980년생 30.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성 역시 40세 미혼 비율이 1960년생 2.9%에서 1980년생 17.2%로 크게 증가했지만, 남성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결혼 기피 이유와 세대별 결혼 의향 차이
청년층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주된 이유로는 '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 부담'이 20대(35.4%)와 30대(33.9%) 모두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출산·양육 부담', '결혼 필요성을 못 느낌'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24~28세 기준으로 볼 때, 남성의 경우 1970~1974년생의 결혼 의향이 1990~1994년생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전체적으로 결혼 의향이 남성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20%포인트(p) 정도 낮았다. 또한 혼인 시 여성의 학력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도 최근 코호트일수록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40세 기준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1960년생부터는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졌다.
40세 기준 기혼 여성의 무자녀 비율은 1960년생(3.0%)부터 빠르게 증가해 1980년생은 9.6%까지 상승했다.
교육 수준은 높아졌지만 취업은 더 어려워진 청년층
보고서 저자인 현대환 국가통계연구원 주무관과 김근태 고려대 교수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혼화 및 비혼의 증가는 대체로 1970년대생부터 시작됐으며, 1980년대생과 그 이후 출생 코호트에서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명 X세대라고 불리는 1970년대생의 경우 이전 출생 코호트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과 자기계발 욕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러한 코호트의 특성이 사회 구조적인 대전환과 맞물려 만혼·비혼화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년기 교육 및 취업 현황의 코호트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코호트일수록 대졸 청년은 늘어났지만, 첫 취업까지 소요 기간은 오히려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30세 기준으로 1970년~1974년생의 대학졸업자 비율은 41.9%였지만, 1985~1989년생은 73.1%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최근 세대일수록 길어져, 25~29세 기준 1975~1984년생은 10.7개월이 소요된 반면, 1985~1994년생은 12.05개월이 소요됐다.
'일하지 않고 교육도 받지 않는 청년(NEET)'의 비율은 대부분 코호트에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코호트에서 나이가 들수록 비정규직 비율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20~24세는 코호트에 관계없이 약 40%가 비정규직이었으며, 35~39세에서도 4명 중 1명은 비정규직으로 집계됐다.
보고서 저자인 안상건 국가통계연구원 사무관과 신영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등교육이 확대되고 여자의 교육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세대로 올수록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청년 개인의 교육 수준이나 역량 부족이 아닌 산업과 노동시장 구조가 청년 취업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대가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고용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파편적이고 분절적인 정책이 아닌 구조적이고 통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