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결론만 말하라" 광주시장·전남도지사 꾸짖은 이 대통령... 호남 민심에는 '미소'

李대통령 "내가 기대가 너무 컸다...너무 낙관적인 거 아니냐"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서 타운홀 미팅을 직접 진행하며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답변이 늘어지자 강 시장을 크게 나무랐다.


지난 25일 이 대통령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서 열린 '광주·전남 시민과의 타운홀 미팅'을 이끌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정부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 대통령은 '광주 군(軍)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산 무안군수에게 세세히 캐물었다.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 뉴스1


현재 광주 군 공항의 무안 이전 문제가 광주시와 전남 무안군 간의 이견으로 10년 넘게 해결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이 대통령이 강 시장에게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예상 추정 이익이 얼마냐"고 물었지만 강 시장의 답변이 장황해지자 "결론만 말하라"고 꾸짖었다.


또 군 공항 소음에 대한 지자체장들의 의견이 갈리자 직접 지역 주민에게 "정말 소음이 들리냐"고 질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일부 지자체의 비현실적인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지역 산업단지(산단)에 제공되는 전기 요금을 깎아달라는 부탁에는 "쉽지 않다. 안 그래도 발전 단가에 못 미치는데 감당을 어떻게 하느냐"고 답했다. 대신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김 지사의 국가 산단 계획에 대해서는 "제가 기대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는데, (정부가) 개발 허가를 내서 산단 물량을 배정하고 기반 시설을 갖춰준다고 해서 정말 기업들이 줄 서서 들어올지는 의문"이라면서 "너무 낙관적이신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강 시장에게는 "광주 AI 관련 사업도 진짜 될지 모르겠다"며 "활용도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다고 하고, 운영비 못 내서 가동도 못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구체적으로 필요한 지원 방안을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행사에 참여한 한 광주 북구 시민이 "로스쿨 제도는 금수저만 다닐 수 있는 구조"라며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법조계 진입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실력이 되면 로스쿨을 안 나와도 변호사 자격을 검증해 일정 정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무진에 "공식 의제로 삼기엔 조심스러운 주제지만, 시민의 의견을 염두에 두고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당초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날 행사는 40분 연장된 2시간 10분간 진행됐다.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공항에 내리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