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서울아산병원 입원... "실제 건강상태 심각" 해명
특검을 앞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최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수사 회피성 입원'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오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도 "검찰 소환과는 무관하다"라는 입장이다.
20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옛날부터 아내의 우울증이 심각했다", "지금 정말 많이 아프다"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수사 회피를 위한 고의적 입원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하는 수 없지 않느냐"며 체념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도 있다.
"나는 14개월을 기다리는데"... 온라인서 '특혜 입원' 반발 확산
앞서 지난 18일 조선일보는 김 여사가 입원 중인 병원의 주 진료과가 정신건강의학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국 최고 수준의 중증 환자 전문 병원으로, 입원 대기 기간만 수개월에 이르러 일반 환자들은 쉽게 입원하기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는"간암 진단받고도 입원 못 했는데 김건희는 바로 입원됐다", "지인은 아산병원 위 수술 받으려고 14개월을 기다렸다"는 등의 게시물이 잇따르며 '특혜 논란'이 확산됐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소환 통보하자 우울증을 이유로 입원했다"며 "서민들은 병원 입원실 잡기도 힘든데 김 여사는 너무 쉽게 입원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검찰은 16일 김 여사에게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고, 김 여사는 그날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YTN에 "입원은 검찰 소환과 무관하며, 병원 측 권유에 따라 이미 지난 13일 결정된 사안"이라며 "특검 조사도 응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구두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 수사와 동일한 사안을 검찰이 또다시 소환하는 것은 인권보호수사규칙에 어긋난다"며 "최소 보름은 안정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검, 오히려 잘 된 기회" 주장도...특검은 신중 모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최측근인 서정욱 변호사는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는 평소에도 우울증 약을 복용해 왔다"며 "특검을 피하려 입원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들은 바로는, '이번 특검을 통해 가짜 의혹을 정리하고 가자. 잘된 기회'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여사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형근 특검보는 19일 관련 질문에 대해 "강제 수사 여부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김 특검보는 "1차 파견자들이 오면 수사 방향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며, 현재 파견 검사 인선을 마무리 중"이라며 "곧 수사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법에 따라 구성되는 수사팀은 김 여사의 혐의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직권남용 등 혐의와 관련한 전방위 조사를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