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일하는 노인 수, 청년과 같아졌다... 청년 '쉬었음' 늘고 어르신들 '구직중' 늘어

노인 경제활동 증가, 청년층과 동등한 수준으로


노동시장에서 세대 간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60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이 청년층과 같은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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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달 60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49.4%로, 청년층(15~29세)의 49.5%와 불과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60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1999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명 증가(704만9천명)해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2011년 이후 고령화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5년간 상승폭은 4.6%포인트로 같은 기간 15세 이상 전체 인구 경제활동참가율 상승폭(2.6%포인트)의 두 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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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뚜렷해지는 노인 경제활동 우세


지역별로 살펴보면 노인층의 경제활동 우세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올해 1분기 기준으로 60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이 청년층보다 높은 지역은 10개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 소도시에서 시작되어 최근에는 대구, 광주 등 대도시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반면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작년 5월 이후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상태의 청년들이 증가하면서 구직시장을 이탈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39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3천명 감소했으나, 올해 5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대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선호 경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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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경제활동 증가의 그림자


노령층의 경제활동 증가가 반드시 긍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의 높은 노인 빈곤율과 연금 수령 시기 연장에 따른 소득 공백 등을 고려하면, 상당수 노인들이 생계를 위한 노동에 내몰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23년 기준 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65세 이상 연금 소득자의 월평균 연금 소득은 80만원 수준으로, 2024년 기준 1인 가구 월 최저 생계비 134만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인 일자리의 질적 측면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작년 8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281만2천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이는 노인들의 높은 경제활동참가율 이면에 고용 안정성이 낮은 일자리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