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인범, 나흘간 도주 끝에 세종시에서 체포
대구에서 스토킹 피해 여성을 살해한 후 도주했던 피의자가 나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성서경찰서는 스토킹 살인 혐의를 받는 A 씨를 전날 오후 10시 45분쯤 세종시 조치원읍에서 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15일 오전 2시 15분쯤 대구 성서경찰서로 압송됐다. 파란색 야구모자와 흰색 마스크,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경찰서에 들어선 그의 모습은 나흘간의 도주 생활로 자란 수염이 마스크 밖으로 보이고 지친 듯했다. 경찰서에 들어가는 동안 살해 동기나 도주 계획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A 씨는 침묵을 지켰다.
가스배관 타고 침입해 범행... 신변보호 조치에도 막지 못한 비극
A 씨는 지난 10일 오전 3시 30분쯤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외벽 가스 배관을 타고 50대 여성 B 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B 씨는 지난달 A 씨가 흉기를 들고 집을 찾아와 협박한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태였다.
경찰은 B 씨의 안전을 위해 집 앞에 안면인식용 인공지능 CCTV를 설치하고 스마트워치 착용 등 안전조치를 취했으나, A 씨는 이러한 보호망을 우회해 가스 배관을 통해 침입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주목할 점은 스토킹 사건 최초 발생 후 경찰이 A 씨를 체포해 특수협박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주거 현황 등을 종합했을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각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A 씨는 자유롭게 활동하며 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도주 경로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