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배변 처리 안 돼 지저분"... '반려견 산책 막아달라' 청원에 주민 찬반 투표 결과 나왔다

반려견 산책 금지 찬반 투표, 2표 차이로 팽팽한 결과


충남 예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에 관한 찬반 투표가 실시되어 입주민들 사이에 첨예한 의견 대립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KBS의 보도 따르면,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아파트 내 지상공원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에 대한 찬반투표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문이 게시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공지문에는 "우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된 아파트 내 지상공원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며 10~11일 양일간 전자 투표 참여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투표는 반려동물 공공장소 이용 문제를 둘러싼 주민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반려견 배변 문제로 촉발된 주민 갈등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산책 금지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평소 반려견 배변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지저분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견주들의 부주의한 행동이 공동 주거 환경을 해친다는 주장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산책 금지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배변을 치우도록 조치하면 될 일"이라며 "오히려 주민 갈등을 부추긴다"고 맞섰다.


이들은 전면적인 산책 금지보다 규칙 준수와 계도가 더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203표, 반대 201표로 단 2표 차이의 팽팽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반려동물 문제를 둘러싼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이 얼마나 양분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전문가들 "일부의 잘못을 모두에게 전가하는 건 부당"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개가 똥 싸는데도 핸드폰 하다가 안 치우고 가는 사람 많다. 다른 견주들 욕되게 하지 마라. 오죽하면 개 산책 찬반 투표를 할까", "아파트 조경 예쁘게 꾸며 놓으면 어디서 개 오줌 지린내 난다. 괴롭다"라는 찬성 측 의견과 "반려견도 가족인데 너무한다", "이러다 '노 펫 아파트'까지 나오겠다"는 반대 측 의견이 맞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물권 단체 '케어'의 박소연 활동가는 "일부의 잘못을 모든 견주와 반려동물에게 전가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며 "견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신대 반려동물학과 서다연 교수는 "아파트에서 목줄이나 배변 처리를 하지 않는 개 주인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반려동물 산책길을 따로 정하는 등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