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요즘 공무원들이 고위급 간부 방문 오면 일과시간에 하는 일


최근 한 공무원이 자신이 재직 중인 부서에 고위급 간부 방문 시 진행되는 황당한 '환영 이벤트'를 폭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공무원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이날 A씨가 근무하는 부서에 해당 지역 고위급 간부가 방문해 직원들이 '환영 이벤트'를 했다.


해당 이벤트는 같은 부서 모 팀장이 '서프라이즈 환영 이벤트'로 기획한 것으로서, 전날 부서 메신저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참여 협조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서 공지사항으로 전달된 내용에는 '(A씨 부서) 가족 여러분! 화요일 (간부님) 우리 부서 방문시 환영 이벤트에 대해 안내 해드리니 적극 참여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적혀 있었다.


먼저 해당 간부가 방문하기 직전 실내 소등을 하고 전 직원이 책상 아래로 몸을 숨긴다. 여기에 '아무도 없는 척'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내용도 덧붙여 있었다. 


이어 간부가 입장하고 실내등을 켜는 순간 담당별 인원이 일어나 풍선을 흔들면서 구호를 외친다고 적혀 있다.


구호는 1팀 '최강', 2팀 '최강', 3팀 '(부서명○○)'이었고, 팀장이 "최강 ○○"이라고 외치면 일제히 "간부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라는 내용이었다.


팀장은 이어 "간부님께서 일년에 한번 방문과 함께 부서별 격려 및 인사하는 시간이기에 환영에 따른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내일 오전에 연습 한번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블라인드


A씨는 "팀장이 잘보여서 승진 빨리 하고 싶은가 보다"라면서 "직원들은 안 그래도 바쁜데 '현타'온다. 어쩔수 없이 하긴 했는데 자괴감 심하게 든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왜저러냐", "역시 공조직은 저런게 맛이지(?)", "우리 지자체 기준 저정도면 순한맛이다", "북한이냐", "진짜 언제적 발상인지 너무 구리다" 등등 비판이 쏟아졌다.


또 해당 게시물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비판적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업무시간에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으며, "민간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시대적 문화"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사건은 공직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권위주의적 조직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과시간에 업무 대신 고위 간부를 위한 환영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공직사회의 비효율적인 관행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MZ세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관행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상급자에 대한 과도한 의전과 형식적인 행사는 업무 효율성을 저해하며 조직 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결국 공공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어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