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성적 부진? 이글스는 가족이야"... 한화 김승연 회장의 야구 사랑, '장남 김동관'도 닮았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 사진제공=한화이글스


산은 말이 없지만 늘 그 자리를 지킨다. 김승연 회장의 한화는 그런 산처럼 버티고, 일어섰고, 전진해왔다. 긴 호흡의 경영, 수차례의 고비, 그리고 조용한 반격.


재계 서열 7위, 그러나 2025년 들어 시가총액 기준으로 7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그룹 중 5위에 올라선 한화다.


숫자들은 그가 걸어온 길을 증명하지만, 김 회장을 말할 때 사람들은 숫자보다 '기억'을 꺼낸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그 특유의 눈빛, 본질을 놓지 않던 결단력, 그리고 묵묵히 버텨낸 시간을 말이다.


수많은 기업이 속도와 확장을 좇을 때, 그는 방향과 근본을 붙잡았다. 그 결과 한화는 방산과 에너지, 금융과 우주항공으로 뻗어나갔고, 이제는 ESG를 품은 지속가능 경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런 김 회장의 '진심 경영'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야구장에서 똑같이 빛나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야구단 사랑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선다. '한화이글스는 한화 가족'이라는 철학 아래, 김 회장은 수년간 묵묵히 구단을 뒷받침하며 강한 책임감을 보여왔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이글스는 프로야구단이지만, 김 회장에게는 그 이상이다. 선수단의 성적이 부진할 때에도 그는 구단 운영의 근본부터 되짚으며 인내심 있게 기다려줬고,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선수단 숙소 개선, 첨단 분석 시스템 도입, 신인 육성 강화 등 굵직한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김 회장의 꾸준한 의지가 있었다.


이글스는 오랜 기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은 구단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과 이미지 모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김 회장은 "이글스는 단지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신념을 지켜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정이 바로 '대전한화이글스파크' 신축이다. 한화그룹은 약 1500억 원을 들여, 대전 중구에 최신식 야구장을 새롭게 조성했다. 


단순한 홈구장 교체가 아니라, 지역과 팬, 구단 모두를 위한 '야구문화의 허브'를 세운 셈이다. 선수들의 훈련 여건은 물론이고, 관람 편의성까지 대폭 개선되며 팬들의 기대감도 크게 높아졌다. 새구장은 한화이글스의 '새 출발'과도 맞물려 상징성이 크다.


대전 시민들과 팬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뜨겁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새 구장은 마치 "이글스가 다시 시작한다"는 신호탄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화가 구장 설계 단계부터 팬 편의를 최우선에 둔 것도 주효했다. 


사진=인사이트


넓어진 좌석, 쾌적한 화장실과 푸드존, 가족 단위 관람 공간 등은 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왜일까. 왜 김승연 회장은 이처럼 야구단에 아낌없는 애정과 자원을 쏟아붓는 걸까.



그 답은 그의 오랜 경영 철학 속에 있다. 김 회장은 줄곧 기업은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대전 연고의 한화이글스는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라, 한화그룹이 지역과 소통하고 책임을 다하는 상징이자, 정체성이다. 또한 수차례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선 김 회장에게 이글스는 '도전정신'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 뉴스1


최근에는 이 같은 야구 사랑이 자연스럽게 아들에게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 회장의 장남이자 한화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 역시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구단 운영을 면밀히 챙기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야구 이야기만 나오면 부자(父子)가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말까지 돌 정도다. 아버지처럼 팀에 애정을 갖고, 묵묵히 챙기는 태도까지 빼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김 회장이 선수 개개인의 이름을 직접 부르고, 신인 선수에게 격려 편지를 보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정중동 속에 묻어난 김 회장의 애정은 팀의 분위기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한화는 올해 역시 구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전력 강화를 위한 지원 규모는 예년보다 늘었다. 


지난 시즌 류현진 복귀(8년 170억원)에 거액을 투자했음에도 '가을 야구'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시작 전 또 다른 대형 FA 영입에 과감히 투자했다. 엄상백과 심우준을 영입하는데 각각 최대 78억원, 50억원을 썼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주장 채은성 류현진 그리고 김경문 감독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화그룹


선수 복지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김 회장은 사비를 털어 선수들에게 'LG 스탠바이미'를 선물하기도 했다. MZ세대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지만 '비싼' 이동식 TV를 쿨하게 선물한 것이다. 


이에 더해 관중 서비스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단은 단순히 '이기는 팀'을 넘어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사랑받는 팀'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투자는 쉽지 않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팀에 꾸준히 애정을 쏟는 것은, 돈이나 전략 이상의 진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진심 덕분일까. 이글스 내부에서는 "올해 만큼은 다르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는 정말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다"라며 "이글스 40주년까지 겹쳤으니, 새구장과 함께 꼭 일을 내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김승연 회장의 진심은 김동관 부회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한화이글스를 향한 이들의 꾸준한 사랑은, 숫자로는 설명되지 않는 '한화다움' 그 자체다.


한화그룹의 성장과 함께, 이글스도 날아오를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대전한화이글스파크'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