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반찬이다'로 불거진 상식 논쟁...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시장이 반찬이다"
여러분은 이 속담의 숨은 뜻을 아는가? '시장이 반찬이다'란 뜻은 '배가 고프면 무엇이나 다 맛있다'라는 것으로, 여기서 '시장'은 배가 고프다는 '시장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멤버 미주는 "시장이 반찬이다"라고 언급한 유재석을 보며 "속담이지 않아요?"라며 아는 척을 했다.
'놀면 뭐하니?'에서 미주 '백치미' 부각하는 용도로 쓰인 속담
이를 놓칠 리 없는 유재석은 미주에게 '시장이 반찬이다'의 의미를 물었고, 미주는 "시장이랑 반찬 많이 팔잖아요?"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은 "배고플 때 시장하다 하잖아? 배가 고프면 뭘 먹어도 맛있다는 뜻이다. 시장에 반찬이 많은 게 아니고"라고 미주에게 설명해 줬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미주의 '백치미'가 돋보였다며 웃음 지었다.
그런데 한 누리꾼은 '시장이 반찬이다 황당하군요'란 제목의 글을 통해 '시장이 반찬이다'란 표현을 아는 게 '상식'이란 논조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저녁에 올라온 이 글에는 댓글 140여 개가 넘게 달리는 등 '뜨거운 감자'가 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수능 400점 만점 시절에 390 넘게 찍었습니다"라고 강렬하게 서두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근데 저 진심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표현 태어나서 오늘 처음 봤어요"라고 황당함을 전했다.
누리꾼 A씨 "책 많이 읽고 수능 잘 봤지만 난 몰라...상식의 영역 아냐" 주장
A씨는 "책 많이 읽고, 요새도 각종 온/오프라인 활자로 가득한 인생을 삽니다. 보자마자 대충 짐작은 했는데, 짐작하면서도 긴가민가했던 이유가 있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시장'은 '시장하다'로는 쓰이는데 '시장'으로만 명사형으로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있었나?"라며 "시장(market)에 온갖 것들이 널려 있으니 눈으로만 봐도 반찬 먹는 거랑 비슷하다는 뜻인가?, 혹시 '반찬'이 half meal 의 뜻은 아닐까? 배고프면 반쯤 밥 먹은 것과 같다?" 이 정도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끝으로 A씨는 "젊은 세대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이슈일 순 있지만 '시장이 반찬이다' 이거 가지고 그 예를 삼는 건 그냥 되지도 않은 억지 헛소리라 봅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글의 댓글란엔 아직도 '시장이 반찬이다'를 아는 것은 상식이다, 아니다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MZ 세대의 문해력이 이전 세대보다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문해력 최악이라고 평가받던 MZ 세대의 문해력은 사실 전체 국민의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간한 '2020년 성인문해능력조사'에서 전체 국민 연령대 중 20~30대의 문해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교육부가 문해력 수준을 1~4로 나눈 뒤 국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테스트를 한 결과 20대(18~29세)와 30대는 똑같이 95.3%가 '수준 4 이상' 그룹에 들었는데, 이는 전 연령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대의 4.0%가 '수준 3', 0.5%가 '수준 2', 0.2%가 '수준 1' 안에 드는 등 이해도 수준은 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