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전쟁영화 주인공처럼 수류탄 던지면 절대 안 터지는 이유..."살상 무기 속 숨겨진 안전장치"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고지전'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전쟁을 소재로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적을 앞에 두고 몸을 숨긴 뒤 '안전핀'을 뽑고 투척하는 방식이다. 


이 장면만 보면 간과할 수 있는데, 사실 수류탄에는 '안전핀' 이외에도 안전장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안전 클립'이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수류탄인 세열수류탄(K413)은 안전핀과 안전 클립, 안전 손잡이 등 세 종류의 안전장치로 구성됐다. 고로 안전핀만 뽑는다고 수류탄이 폭발하는 것은 아니다.


수류탄이 폭발 조건을 갖추기 위해선 안전핀을 뽑은 후 안전 손잡이를 지지하고 있는 안전 클립을 제거해야 한다. 이후 안전 손잡이를 뒤로 젖혀야 공이가 뇌관을 때려 내부의 심지를 태운다.


K413 세열수류탄 / 한화


M18A1 크레모아 격발기 / 온라인 커뮤니티


K2 소총의 조정간 안전 상태 / 온라인 커뮤니티


수류탄은 안전 손잡이까지 젖혀진 이후 3초에서 6.5초 이내에 폭발하는 만큼 시간 안에 수류탄을 멀리 던져야 한다.


이처럼 살상 무기에는 여러 안전장치가 숨겨져 있다. 오발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대인용 지향성 산탄 지뢰인 크레모아(M18A1)의 경우 오격발을 막기 위해 몸체에 안전장치가 달려 있다. 크레모아 격발을 위해서는 도전선을 검정 캡에 연결 후 안전장치를 젖힌 다음 스테이플러를 찍듯 레버를 움켜쥐면 된다.


또 M16A1이나 K1, K2 소총의 경우 장전 후 조정간 위치를 안전으로 돌리면 방아쇠에 잠금이 걸려 격발을 할 수 없다.


해당 무기들은 군 전역 후에도 예비군 훈련 등을 통해 다루는 무기인 만큼 안전 장치의 숙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군에서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해병대와 육군에서 연달아 발생한 수류탄 폭발 사고 이후 군 당국은 폭발이 없는 연습용 수류탄으로 훈련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실전에 대비하기 위해 실제 수류탄을 투척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육군은 지난 2019년부터 부사관학교와 논산훈련소에서 투척 훈련을 재개했다.


해병대도 같은 해 5월부터 실제 수류탄을 사용한 투척 훈련을 시작했다.


대신 수류탄 격발이 이뤄질 경우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안전 식별장치가 새로 부착됐다. 또 안전 손잡이의 길이를 늘리고 미끄럼 방지를 위한 엠보싱 처리도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