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한국에서 '포켓몬' 띠부띠부씰 모으기가 대유행을 탄 가운데, 일본에서 독특한 문화가 유행 중이다.
바로 뽑기 기계를 통해 모르는 사람의 '증명사진'을 모으는 것이다.
일명 '증명사진 뽑기'라 불리는 이 기계는 흔히 우리가 동네 문방구 앞에서 자주 접한 뽑기 기계와 동일하다.
단지 당시에는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모으기 위해 뽑기를 돌렸다면 이번에는 '낯선 사람'들의 얼굴이 찍힌 증명사진을 갖기 위해 돈을 투자한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517재팬은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포켓몬고 보다 유행하고 있는 '증명사진 뽑기'를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대유행 중인 이 증명사진 뽑기는 캡슐 1개 당 300엔(한화 약 2900원)을 주고 얻을 수 있다.
캡슐 하나에는 서로 다른 얼굴이 찍힌 사진이 무작위로 1장씩 들어 있으며 종류는 젊은 여성 3명, 젊은 남성 2명, 중년 여성 2명, 중년 남성 3명 등 총 10명이다.
일본 도쿄 신주쿠 카구라자카에 있는 이 '타인의 증명사진' 뽑기 기계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멀리 지방에서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를 증명하듯 해당 뽑기 기계는 설치한 지 한달 만에 약 2000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구들과 함께 10개의 증명사진을 모두 먼저 모으는 내기를 하는 등 다양한 챌린지가 이어지면서 1만엔(한화 약 10만 원)을 들여 증명사진을 수집하는 사람까지 생겼다고 한다.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뽑기를 하러 온 한 시민은 "휴대전화에 중년 남성 사진을 붙이면 재밌을 것 같아 사러 왔다"며 "중년 남성이면 아무나 괜찮다"고 뽑기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뽑기를 돌릴 때마다 누가 나올까 심장이 쫄깃하다는 시민들 덕분에 증명사진 뽑기는 계속해서 유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명사진 뽑기를 만든 데라이 히로키는 "이렇게까지 잘 팔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로 마스크가 일상화돼 사람들 얼굴을 볼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실제로 취업할 때 쓰는 사진을 고른 게 매력 있는 상품이 된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일반인 모델을 썼기 때문에 딥페이크 같은 기술에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