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성이 뭐냐?"는 포졸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가 '내씨' 된 한국의 희귀성씨

네이버 두산백과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국에는 특이한 성씨들이 많다. 2015년 통계청 인구조사에서 352명으로 조사된 개성 내씨 또한 그중 하나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 성씨인 셈이다. 본래 내씨는 한국에도 중국에도 존재하지 않다가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개국된 시점에서 새로 생겨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유래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지만 입에서 입을 통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때는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개국했을 당시다. 이때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고려의 왕족이었던 많은 왕씨들이 목숨을 잃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동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마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먼 곳으로 도망가 쥐죽은 듯 사는 방법 뿐이었다. 


본래 왕씨였던 내씨의 시조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는 도망치며 발걸음을 제촉하다가 커다란 강과 마주쳤는데, 이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검문을 받아야 했다.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 이때 포졸 한 명이 "네 성씨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전전긍긍하던 중 갑작스레 질문을 받은 내씨의 시조는 당황해서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해 "네?"라고 대답했는데, 이를 포졸이 내(乃)로 받아 적으면서 내씨가 됐다는 설명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하녀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신라에도 내씨가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사에도 세자에게 학물을 가르치던 이가 내씨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다만 내씨의 유래와 관련한 이 이야기에는 고려 말, 조선 전기의 역사가 함축돼 있다. 조선 초기 왕씨에 대한 탄압은 극심했는데 이로 인해 고려의 왕족이었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숨기기 위해 성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희생된 왕씨 남성은 대략 135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정확한 근거는 없으나 왕씨들이 화를 피하기 위해 옥(玉)씨, 금(琴)시, 마(馬)씨, 전(田)씨, 전(全)씨, 김(金)씨, 내(乃)씨 등 다른 성으로 숨어 살았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