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선인선과(善因善果)'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선한 일을 하면 선한 열매가 생긴다'라는 의미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을 설립한 산부인과 의사 하워드 켈리는 '우유 한 잔'으로 이를 증명했다
하워드 앳우드 켈리(Howard Atwood Kelly)는 1858년 미국 뉴저지주 캠든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남부러운 것 없이 자랐고 우수한 성적으로 의사가 됐다. 요즘의 '엄친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그는 주위의 질투를 한 몸에 받아야 했다.
어느 날 하워드는 자신이 도와준 남성이 병원에서 소란을 일으키자 동료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게 됐다.
결국 그는 의사로서의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도보 여행을 떠났다.
여행 도중 하워드는 산속에서 길을 잃었고 며칠을 헤매다 한 집 앞에 쓰러졌다.
겨우 깨어난 그는 문을 두드리며 먹을 것을 베풀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한 소녀가 나와 그에게 먹을 음식이 없다며 우유 한 잔을 건넸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보니 이는 그 집에 남은 마지막 우유였다.
소녀의 가족은 아기를 키우고 있었고 자신에게 우유를 준 탓에 아기에게 우유를 먹일 수 없었다.
수중에 돈이 얼마 남지 않았던 하워드는 그녀에게 돈을 얼마나 줘야 하냐고 물었지만, 소녀는 "엄마가 친절을 베풀 때는 절대 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라고 답할 뿐이었다.
이후 그는 그녀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0년 후인 1889년 존스홉킨스대학 병원을 설립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긴급 수술을 해야 하는 위중한 상태의 희귀병 환자가 들어왔다.
수술 후 환자의 딸이 받은 청구서에는 '그날 한 잔의 우유로 모두 지급됐음(Paid in full with one glass of milk)'이라고 쓰여있었다.
환자가 20년 전 자신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준 생명의 은인임을 알아본 그는 직접 수술을 집도하고 병원비까지 사비로 부담했다.
현재 존스홉킨스대학 병원은 이런 하워드 켈리 박사의 뜻을 이어받아 현재까지도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과응보', '자업자득', '권선징악'과 같은 말처럼 착한 일도, 나쁜 일도 결국 자신이 하는대로 언젠가는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평소 어려운 상황에 처한 누군가를 본다면 지나치지 않고 도움을 주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어쩌면 당신이 베푼 친절이 더 큰 행운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한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하워드 켈리 박사가 가난하게 자라 잡상인으로 방문한 가정집에서 우유를 얻어 마셨다고 알려졌으나 하워드 켈리 박사의 자서전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