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과 일반 신도들이 대면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
한 어린아이가 교황이 있는 단상에 뛰어오더니 교황의 모자 '주케토'를 만지기 시작한 것.
아이의 다소 무례한 행동에 신도들이 마른 침만 삼키고 있던 그때, 환한 미소와 함께 보인 교황의 반응은 많은 이들에 깊은 울림을 줬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NBC 뉴스는 이날 오전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인근 바올로 6세 홀에서 열린 일반인 알현행사에서 촬영된 영상과 함께 그에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일반인 알현행사가 막 시작될 때 갑자기 파올로 주니어(Paolo Junior)라는 이름의 소년이 갑자기 단상 위로 뛰어 올라왔다.
교황은 살짝 놀란 듯했지만 이내 미소를 머금고 아이를 바라봤다.
파올로는 천진난만하게 교황이 쓴 주케토를 만지는가 하면 교황의 손을 잡고 방방 뛰기도 했다.
교황은 이런 아이의 행동에도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손을 잡아줬다.
아이는 계속 주케토를 써보고 싶다고 조르는가 하면 교황의 옆자리에서 손뼉을 치고 뛰어다니며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교황의 보좌관인 산드로 마리오티는 소년에게 다른 주케토를 가져와 건넸다.
특별한 선물을 받은 파올로는 교황의 볼 키스까지 받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이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소년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해당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아이는 집에 있는 것처럼 자유롭게 행동했다"라면서 "요즘 우리는 신앙의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주님께 다가가고, 주님께 마음을 열고, 주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저는 이 소년이 우리 모두에게 가르쳐준 교훈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교황이 있는 단상 위에 아이가 뛰어 올라오는 일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있었다.
2019년 8월 21일, 자폐성 발달장애를 지닌 10살 소녀가 단상 위로 올라와 뛰어다니고 교황의 앞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때 교황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아이를 그냥 그대로 두라"라고 말해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