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한국인들이 유난히 사랑했던 패션 아이템이 있다. 바로 '안경'이다.
시력교정용 도구였던 안경은 2000년대 중반부터 '뿔테안경'을 필두로 어느새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유명 연예인들을 비롯한 진정한 패셔니스타는 알이 없는 뿔테안경을 패션 아이템으로 착용하기도 했다.
특히 각진 네모 모양의 뿔테안경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학교 친구들 반 이상은 형형색색의 뿔테안경으로 각자의 개성을 표현했다.
뿔테 안경은 한때 수많은 드라마 단골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외모에 자신감 없는 주인공이 두꺼운 안경을 벗고 미남미녀로 거듭난다는 설정이다. 혹은 지적인 '교회 오빠' 감성을 지닌 서브 남자 주인공들의 전유물이었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 때는 유행하는 안경을 쓰고 싶어서 일부러 책과 티브이를 가까이 보는 등 시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인 적도 있다.
당시 시판된 뿔테안경 디자인은 가지각색이다. 와인색, 초록색, 보라색 등 독특하고 다양한 색상은 물론이며 두 가지 색상이 오묘하게 조합된 그라데이션 디자인도 나왔다.
개성이 강한 친구들은 강렬한 호피 무늬를 선택하기도 했다. 지금은 비록 흑역사가 됐지만 말이다.
안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각진 네모 모양의 컬러 뿔테는 일명 '해리포터 안경'이라고 불리는 얇은 테 안경이 유행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형형색색의 뿔테안경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너무 극혐...", "그땐 왜 예뻐 보였을까","나도 졸업사진 다 저거 쓰고 있다", "그 시절 초딩들 다 뿔테 쓰고 있는 거 너무 귀엽다ㅠㅠ"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추고 싶은 흑역사를 공유했다.
한편 뿔테안경은 원래 동물의 뿔, 코끼리의 상아, 거북이 등껍질 등으로 테를 만들면서 '뿔테'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에선 동물로부터 얻어지는 해당 재료들을 구하는 방식이 대부분 불법이거나 값이 높아졌고, 이후 대부분 플라스틱 테로 대체됐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