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내 수업 듣는 학생이네?"...당근마켓에서 '과제 대신 풀어줄 사람' 구하던 성균관대생이 받은 문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킬미, 힐미'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학창 시절 어려운 과제를 맞닥뜨렸을 때 누군가 '대신' 풀어준다면 좋겠단 생각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한 학생은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을 통해 '과제 대리인'을 구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교수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해당 사연은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5만 원에 과제 대신 풀어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과제 대리인 구인 공고 글을 올린 대학생 A씨는 성균관대학교 수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B씨의 연락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문제 하나당 1만 원을 생각하고 총 5만 원에 과제를 대신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과제는 보통 네다섯 문제로 구성된 듯하다.


B씨는 본인이 성균관대학교 수학과에 재학 중인 대신 '6만 원'으로 해달라며 흥정을 시도했다. 학생증 인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고민하던 A씨는 "5문제면 6만 원 입금 가능하고 4문제면 5만 원 입금해드릴 수 있다"며 거래를 정리했다. 그러면서 "12시부터 12시 45분까지 풀어주시면 된다"고 일정을 설명했다.


흥정까지 성공한 뒤 B씨는 문제지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아무 의심 없이 문제지를 공개했다. 이때 B씨로부터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B씨가 해당 수업의 '교수님'이라는 내용이다.


그는 "혹시나 해서 문제 보내달라고 한 것"이라며 "문제를 보니 내 수업 듣는 학생인 것 같은데 이렇게 인터넷상으로 과제를 사고파는 행위는 자신의 양심을 파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은 누구인지 색출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다만, 이런 식으로 과제를 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고 학생의 성적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B씨는 설교를 마치며 "과제 성실히 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A씨는 "네 교수님 죄송합니다. 직접 풀어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반성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맞닥뜨린 교수님 등판에 A씨의 심장은 덜컹 내려앉았을 터. 사실 당근마켓에 등장한 B씨가 정말 A씨의 교수님인 지는 파악할 수 없다.


누리꾼들은 "폰 함정수사...", "어디서 대리시험을 치려고ㅋㅋㅋ", "딱 봐도 휴먼교수체", "진짜 돈 주고 과제 맡기는 애들이 있네" 등 통쾌하단 반응을 보였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다수의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면서 과제 대행업체들이 성행했다는 후문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대체되는 과제의 양이 늘어나자 업체의 도움을 빌리고자 한 학생들이 많아진 탓이다.


실제로 각종 웹사이트에서 '과제대행'이란 단어를 찾으면 수많은 업체를 찾아 볼 수 있다. 이같은 편법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