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아파트나 건물 내 설치된 콘센트를 이용해 개인 차량을 무단 충전하는 '전기도둑'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둑질하는 벤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 구석에서 전기차 벤츠 한 대와 전기콘센트에 나와있는 검은색 선을 목격했다.
자세히 살피니 벤츠가 지하 주차장 내 통신사 단말기에 꽂힌 멀티탭을 이용해 '공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A씨는 도전(盜電, 전기 도둑질) 중인 차량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그는 "벤츠 살 기회는 있었는데 도둑질하면 안 된다는 기본은 못 배웠나 보다"라며 벤츠 차주를 질타했다.
이어 "아무 전기나 가져다 쓰는 것도 도둑질이다. 도전(盜電)이라고 한다"고 설명하며 관리사무소에 상황을 알렸다고 전했다.
신고 후 관리사무소 측은 밖으로 나와 있던 배선을 깔끔히 정리했다. 주변에서 해당 벤츠 차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돈 없는데 차는 왜 사", "경찰에 꼭 신고해야 한다", "차종에 걸맞은 인격을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구질구질하다" 등의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한 누리꾼은 "저희 아파트에도 저런 인간이 붙잡혔다"며 "차량 등록 시점부터 일일 충전량 계산해서 일괄로 입금 받아 관리비에 상계했다"고 경험담을 보탰다.
한편, 대부분의 전기차 이용자들은 인증받은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전기 도둑이 등장하며, 양심적인 전기차 오너들도 이웃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는 형국이다.
혼란이 지속되자 서울시는 공용 전기차 급속충전소를 대상으로 '전기차 외 주차금지', '전기차 전용 충전구역' 등의 내용이 담긴 노란색 바탕의 안내문을 배포해 상황을 중재하기도 했다.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무단 충전할 경우 '도전'에 해당돼 절도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