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가다실 주사 안 맞으면 스킨십도 없어. 그렇게 알아"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1박 2일 여행을 떠난 남성은 적극적으로 '뜨밤각'을 잡았다. 하지만 그의 큰 그림은 자궁경부암 백신 앞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궁경부암 백신' 때문에 여자친구와 다툰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남성 A씨는 사귄 지 갓 1주일 된 여자 친구와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이날 두 사람은 손을 잡는 것부터 입맞춤까지 빠르게 스킨십 '진도'를 나갔다. 밤이 됐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A씨는 '뜨밤각'을 잡았다. 하지만 여친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여친은 '성관계'를 하고 싶으면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를 맞고 오라며 A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A씨는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하자며 회유했지만, 여친은 단호했다. 자궁경부암은 '콘돔'으로도 예방할 수 없다며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A씨는 "여자친구가 가다실 안 맞으면 나랑 스킨십 안 해주겠다더라"라며 "3회차까지 맞으려면 1년이 걸린다는데, 나랑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뜻이냐"며 고민을 털어놨다.
최근 자궁경부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와 비슷한 사연이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올라오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 부분인 자궁경부에 생기는 암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이하 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여성 31만 1,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매우 위험한 병이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을 통해 비교적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비싼 백신 가격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접종을 망설이곤 한다.
HPV 백신 접종 가격은 3회 접종 기준으로 약 60만원 내외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맞아야 아내 또는 여자친구의 자궁경부암 예방을 도울 수 있다.
국내 HPV 백신은 가다실 2가, 4가, 9가 백신이 있다. 이 중 가다실 9가 백신은 9가지 HPV 유형을 차단할 수 있으며 HPV 백신중 가장 많은 유형을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성경험 시작 전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아직 노출되지 않은 유형의 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성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HPV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