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산책 중 진돗개가 푸들 물었는데 '가짜 번호' 주고 튄 개주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Pixabay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사람·반려견 가릴 것 없이 입마개를 하지 않은 개에게 물리는 이른바 '개물림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고양시 삼송역 인근에서 산책 중이던 푸들이 진돗개에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푸들 견주 A씨가 올린 인스타그램 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A씨가 올린 영상에는 영상에는 진돗개 한 마리가 약 2.4kg밖에 되지 않는 푸들과 말티푸(말티즈와 푸들 믹스견)를 공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성인 3명이 달라붙어 말려도 진돗개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사람들은 이리저리 뒤엉켰다.



A씨 인스타그램


영상과 함께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7시 20분께 삼송역 인근 창릉천 세솔다리 밑에서 발생했다.


이날 A씨는 남편과 함께 각각 푸들과 말티푸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때 비탈길에서 쑥을 캐는 여성 B씨가 데려온 진돗개 믹스 한마리가 이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순간적으로 강아지를 품에 안았으나 진도믹스는 달려들어 다리를 세우고 일어서서 푸들 뒷다리를 물고 놔주질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견주는 진도믹스를 제어하지도 못하는 상태였고, 진도믹스는 하네스가 풀린 채 푸들을 따라다니며 몇번이고 다시 물었다고 한다.


A씨 인스타그램


이 과정에서 겁에 질린 말티푸는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고, 진도믹스 역시 말티푸와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B씨는 진도믹스를 잡기 위해 뛰어갔고, B씨를 놓칠 수 없었던 A씨는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에 피가 흐른 채로, 다친 푸들을 안고 급하게 쫓아갔다.


하마터면 B씨를 놓칠 뻔했지만 창릉천 3교 아래 부근에서 행인 2명의 도움을 받아 B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푸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 가해 견주의 핸드폰 번호만 급히 받고 근처 동물병원으로 향했다"며 "가해 견주는 여전히 진돗개를 잡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A씨 인스타그램


병원으로 이송된 푸들은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B씨가 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그가 남긴 번호는 사건과 무관한 사람의 번호였던 것이다. 


A씨는 "병원에 오기 전 가해 견주에게 재차 번호를 확인했다"며 "견주가 의도적으로 거짓 번호를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해 견주를 꼭 찾아 정당한 처벌을 받게하고 싶다"며 인상 착의를 공개했다.


A씨 인스타그램


A씨는 마지막으로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입마개도 쓰지 않은 큰 개는 언제든 심각한 돌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영상처럼 (장비를 차지 않은) 진돗개 한마리에 성인 셋이 뒹굴어도 속수무책이었던 모습은 참담하기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약 3시간 전 A씨는 B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B씨는 이미 동종이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정식으로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한편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입마개 의무 착용 견종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개 견종과 그 잡종의 개로 규정돼 있다.


즉 진돗개는 입마개 의무 착용 견종이 아니다. 다만 가해 견주가 사고 가능성을 인지한 상황인 경우 입마개를 씌우지 않으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