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말로만 듣던 '아오지 탄광'서 도망쳐 나온 탈북 유튜버의 목숨 건 탈출기 (영상)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아오지탄광. 한국과 북한이 스포츠 경기를 할 때면 "저러다가 북한가서 아오지 탄광 끌려가는 거 아냐?"라며 쉽게 말하는 곳이기도 하다.


북한 사람들에게도 아오지 탄광은 공포스러운 곳. 다만 수용소로서의 무서움이 아니라 궁핍과 척박한 땅에 대한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최근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아오지언니'도 이곳 아오지탄광에서 탈북한 탈북 유튜버다.


북한에 대한 다양한 내용과 탈북 후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아오지 탄광 탈북 스토리'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YouTube '아오지언니TV'


아오지언니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는 아오지 탄광에 추방돼 30년 동안 석탄을 캐야했다. 친할아버지가 정치범으로 잡혀 처형당하고 이곳에 할머니와 둘이 끌려와 살 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이곳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4남매를 낳아 가족을 꾸렸지만 김일성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북한에는 식량난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여기서 굶어 죽으나 탈북하다가 잡혀 죽으나 똑같으니 탈북하자"며 여섯 식구를 데리고 탈북을 감행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오지언니는 1997년 2월 25일 밤, 그날을 선명히 기억했다. 


사전에 먼저 두만강 경비대 군인들과 친분을 쌓았던 아버지는 교대 시간에 잠시 경비가 허술해진다는 것을 알아냈고 오후 5시, 탈북을 감행했다. 


집 대문에 대못을 박은 뒤 3명씩 2개 조로 나눠 마을이 끝나는 곳까지 간 뒤 다시 만났다. 가는 길에 3개의 초소를 지나쳐야 했다. 


그때마다 미리 준비한 빵과 담배 등을 건네며 '식량을 구하러 가는 중이다', '옆 마을 천갑이네 가려고 한다'며 위기를 넘겼다. 


YouTube '아오지언니TV'


강을 건널 지점 앞에서 여섯 식구는 10시 45분까지 기다렸다. 그때부터 교대가 이뤄지는 11시까지 사이가 탈북의 최적 타이밍이었다. 


이때를 놓친다면 중간에 발각돼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아오지언니는 강을 건너기 직전 너무 겁이 나서 아버지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와 그의 언니는 울면서 "어떻게 사회주의를 버리고 갈 수 있습니까?", "장군님을 버리고 떠날 수 없습니다"고 따지기도 했다. 



YouTube '아오지언니TV'


하지만 아버지는 '너희는 아직 어려서 모른다'는 말만 남기고 먼저 강을 건넜다. 남은 다섯 식구가 망설이다가 엄마가 발을 먼저 뗐다. 아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이유였다. 


남은 가족들은 언제 다시 밟을지 모르는 고향 땅에 절을 하고 강을 건넜다. 


아오지 언니는 "강을 건너는데 달이 잠시 구름에 가려져서 아무것도 안보였다"며 "강을 다 건너고 나니 달빛이 다시 비췄다. 하늘이 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정말 대단한 가족입니다", "지도를 보면서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니 눈과 귀가 열리네요", "어린 나이에 그 어려운 여정을 견뎌내셨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YouTube '아오지언니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