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에어팟 '도청 기능' 통해 친구들이 제 뒷담화하는 걸 생중계로 들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애플의 에어팟에는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용도를 제외하더라도 여러 기능이 숨겨져 있다. 개중에는 도청(?)을 가능케 하는 기능도 있다.


실시간 듣기라는 이름의 이 기능은 에어팟을 착용하더라도 외부의 소음을 전달해주고자 만들어졌다. 바깥의 소음을 휴대폰을 통해 흡수하고 에어팟에 전달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 실시간 듣기를 친구들의 속마음을 듣는 데 사용해본 여성이 있다. 설마 하는 마음에 했던 것이었는데, 그는 설마했던 거칠고 모욕적인 뒷담화에 직면해야 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들의 뒷담화를 직접 들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이 글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전날 친구들에게 묘한 테스트를 했다. 그는 이 기능을 활성화한 휴대폰을 친구들에게 주고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얼마 동안은 화장실에 앉아 친구들의 잡담을 듣고만 있었다. 크게 신경을 쓸 만한 얘기가 없어 다시 화장실을 나가려던 순간 한 친구가 A씨의 뒷담화를 시작했다.


사소한 실수부터 평소 행동이나 표정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 오갔다. 다른 친구도 A씨를 감싸기는커녕, 함께 입을 모아 욕했다.


A씨는 수치스럽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친구들을 잃어버릴 것만 같아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재빠르게 자리를 떴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는 "평소 둘도 없이 친했던 친구들인데, 심각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화를 내기보다는 오해를 잘 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비록 뒷담화는 들었어도 혼자가 되긴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A씨에게 "슬플지라도 친구들과 연을 끊으라"고 조언했다.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수록 결국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A씨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오히려 정리했어야 할 관계를 정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한편 실시간 듣기는 설정에서 제어센터를 누르고 '듣기 지원'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의 하단을 밀어 올려 귀 모양의 아이콘을 눌러주면 실시간으로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