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김 상병? 걔 완전 '폐급'이야. 박 일병은 특A급이지!"
군대를 다녀온 예비군, 군필자라면 '폐급'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폐급이란 주로 군대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보급품의 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어느 샌가부터 이 단어는 인격 모독적으로 변질돼 업무적이나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이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임들이 제가 지나갈 때마다 '폐급 지나간다'며 대놓고 무시합니다"란 제목의 사연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연 작성자 A씨는 얼마 전 상병으로 진급한 후로 부대 선임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묘하게 달라졌음을 느꼈다.
선천적으로 몸이 연약하고 과거 허리까지 다쳐 행동에 제약이 있었던 그는 이등병·일병 때부터 몇몇 선임들의 미움을 받았다.
몸은 불편했어도 이미 군대라는 집단에 차출된 상황이니 주어진 일에 늘 최선을 다했다.
다만 행군이나 체력단련, 몸을 많이 써야 하는 훈련에 참여해야 할 땐 어쩔 수 없이 뒤처지거나 열외 될 수밖에 없었다.
계급이 낮을 땐 그래도 착한 상병·병장들이 있어 그를 챙겨주곤 했으나 그가 상병이 되고 나선 선임은 물론 후임들도 그를 '폐급'이라며 무시하기 시작했다.
A씨는 "억지로 끌고 와놓고 '폐급'이라고 무시하고 욕하는 군대라는 집단이 너무 밉다"며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동아리, 학과 생활, 알바 어떤 활동을 해도 욕 한 번 들은 적 없었는데 너무 서럽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사연에 깊이 공감하며 조언을 남겼다.
자신을 예비군 3년 차 군필자라 밝힌 한 누리꾼은 "대부분 20대 초반 어린 친구들이 모인 집단이다 보니 한 번 눈 밖에 나면 안 좋은 소문이 돌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럽고 억울하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면 선, 후임들이 분명 진가를 알아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