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1997년생으로 연예인 방탄소년단 정국과 배우 여진구가 있다.
최근 큰 인기를 얻으며 한류 문화의 선봉장이 된 이들을 보면 97년생은 축복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주받은 97년생'이란 글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97년생이 왜 저주를 받았다는 것일까.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먼저 이들이 태어난 해 1997년은 IMF(국제통화기구) 외환 위기가 일어난 때였다.
당시 한국은 급격한 외국 자본의 유출로 국내에서 보유한 외환이 바닥나게 됐다. 이 충격으로 많은 기업이 무너졌고, 이는 대량 실직으로 이어졌다.
97년생은 이처럼 나라가 한창 어려운 시기에 태어난 존재였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12년이 지나 97년생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2009년, 우리나라에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해 7월 감염자 수는 2천 명을 돌파하더니 9월에는 첫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감염자는 점차 늘어 수십 만에 이르렀고 결국 전국의 모든 단체 행사가 취소되기에 이른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수학여행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97년생은 그렇게 첫 수학여행을 포기해야 했다.
이어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2011년 조류독감, 2013년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참사로 수학여행은 번번이 이뤄지지 못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그리고 2014년 이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마지막 수학여행의 기회마저 안타깝게 사라지고 말았다.
그해 4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세월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이 사망(실종 2명 포함)하는 사고가 발생한 탓이었다.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전국은 슬픔에 잠겼고, 자연스레 모든 행사는 취소가 됐다. 같은 또래들에게 닥친 참사로 97년생들은 더욱 아파해야 했다.
2016년 국정 농단 사태
97년생이 학창 시절 수학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성인이 된 2016년 사회는 또 한 번의 대혼란에 빠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인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진 것.
이에 따라 전국에 촛불 집회가 열리게 됐고 이듬해인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탄핵당했다.
당시 함께 불거졌던 정유라의 입시 비리 문제는 스무 살이 된 97년생들에게 허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2019년 경제 위기
시간은 또 3년이 흘러 2019년 97년생들은 23살을 맞이하게 됐다. 이제는 머지않아 사회로 나아가야 할 때가 찾아왔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경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미중 무역 전쟁에 더해 한일 간 경제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 성장하는 데 멈췄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2.2% 달성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7년생들의 앞날도 순탄치는 않다.
돌이켜보면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희망을 버리기는 아직 이르다. 위로가 될지 모르겠으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낸 사람들이 많다.
최근 1934년생 배우 이순재가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서울대 철학과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금 그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대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꿈은 꾸는 자의 것이란 말이 있다.
과거 많은 이들이 그랬듯 꿈을 꾸는 사람에게 밝은 미래는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