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공연 도중 일본인 연주자 향해 "쪽바리!"라고 외치고 도망간 한국인 관객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국내에서는 불매운동을 비롯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정에 치우친 어긋난 애국심으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람이 있다.


지난 22일 SBS 뉴스는 지난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 관객이 공연 도중 일본 연주자에게 소리를 지른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아디오스 피아졸라, 라이브 탱고'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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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연주는 일본인 연주자 4명으로 구성된 탱고 밴드 '콰트로시엔토스'가 맡았다.


해당 밴드의 바이올린 주자가 연주와 곡 설명을 하던 도중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1층 중간 객석에 앉아있던 관객이 일어나 "쪽바리!"라고 크게 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 같은 돌발행동에 일본인 연주자보다 객석의 다른 관객들이 더 놀랐다고 한다.


이후 공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연주자는 '쪽바리'라는 단어의 뜻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해졌다.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문제의 관객은 곧 공연장을 나가버려 공연장 직원이 조치를 취할 새도 없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관객들은 봉변을 당한 일본인 연주자가 안쓰러워 위로의 의미로 박수를 쳐줬다고 한다.


공연 기획사에 따르면 이 연주자는 다음날 바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서투르지만 한국어로 곡 설명을 준비했고, 한국을 좋아하던 연주자였다.


공연은 큰 문제 없이 계속 진행됐지만 이 같은 소동에 대해 누리꾼들은 "부끄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현재 사회적 분위기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것은 이해한다지만 공연장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정에 휩쓸려 조롱이나 모욕을 하기 보다 냉정하게 판단해 성숙한 불매운동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