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부모가 장애라서 배운 게 없냐?"
이 정도 수위의 '패드립'을 아직 중학생 밖에 되지 않은 소녀에게 3번 넘게 외친 여성은 결국 수차례 뺨을 맞았다.
여성은 자신의 남편에게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모든 자초지종을 들은 남편은 여중생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기로 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가 유도부 여중생에게 패드립을 했다가 수차례 뺨을 맞았다는 내용이 담긴 사연글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사연을 올린 남성 A씨는 16살 아들과 10살 쌍둥이 딸을 키우는 '삼남매 아빠'다.
그는 먼저 자신의 아들이 같은 반 유도부 여중생에게 '패드립'(부모욕)을 했다고 실토했다. 여중생의 부모가 청각장애인인데 그것을 계속 놀리고 괴롭혔다는 것이다.
이에 둘이 다퉜고, 자신의 아내가 학교에 불려가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아내는 여중생을 보더니 대뜸 "부모가 장애라 배운 게 없냐?"고 외쳤다.
선생님이 중재하는 상황이었지만 아내는 아랑곳 않고 패드립을 마구 날렸다. 자신의 부모가 모욕당하는 상황에서도 여중생은 '어른'을 때릴 수 없어 참고 참았다.
그럼에도 아내는 눈을 부라리며 패드립을 날렸고, 결국 참지 못한 유도부 여중생은 아내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A씨는 "어찌나 맞았는지 뺨이 심하게 부어 올랐다"고 말했다.
아내는 모든 상황을 설명하며 "고소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좌절할 뻔했다. 누군가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겨우 뺨 몇 대 맞았다고 중학생을 고소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A씨는 "왜 아이 가정을 비하해? 누가 우리 가족을 모욕하면 좋겠어?"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아내는 "당신 뭔데 그년 편을 들어? 내가 두들겨 맞았는데 화도 안 나?"라고 생떼를 부렸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느낀 A씨는 결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로 했다.
아들도 불러 아주 혼쭐을 내줬다고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내가 말려 더 하지 못했다.
A씨는 "아내와 아들이 잘못한 거 같은데, 이 두 사람을 어찌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호소했다.
최근 부모의 잘못된 '자식 감싸기'로 엇나가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교실 분위기가 엉망이라는 게 요즘 선생님들의 하소연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요즘 아이들의 '막말'은 도가 지나치다"라고 설명한다.
장난칠 때도 스스럼없이 '패드립'을 하는데 싸울 때는 상욕은 기본이고 말의 시작과 끝이 모두 패드립인 경우가 많다는 것.
이와 관련해 부모님과 상담을 해보면 부모들의 답은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너무 착해요. 얼마나 착한지 제가 따로 혼을 내본 적이 없어요"
"우리 아이 장점은 '자기 할말'은 똑 부러지게 한다는 거예요. 자기 할 말 하는 자신감 있는 모습, 얼마나 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