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선생님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학과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9일 모 교육대학교의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체육교육과 남학생 일부가 여학우에 대한 폭력적 언사, 교수님에 대한 모욕적인 말 등을 주고받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체육교육과 15학번과 기타 학번으로 이뤄진 남학우 단톡방에서 증거로 게시한 사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성희롱이 오갔다"고 폭로했다.
이어 "사태에 직접 가담한 가해자뿐만 아니라 침묵으로 방관한 남학우들에게도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A씨가 공개한 단톡방 캡처 사진에는 한 여학우의 이름을 언급하며 '씨X 진짜 몽둥이로 처맞고 XX 침대에 깔아가지고 XX 뭉개고 아스팔트에 갈아버리고'라는 등의 폭언을 한 내용이 나왔다.
또 이들은 또 다른 여학우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해당 학생과 성관계를 맺고 군대를 한 번 더 다녀올지, 대학 내내 한 번도 성관계를 못 할지 선택하라는 '장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학생이 여자친구와의 불화에 대해 언급하자 이를 듣고 있던 또다른 학생이 '삼일한(여자를 3일에 한 번 때려야 한다)'이라는 여성 혐오 표현을 쓰기도 했다.
교수에 대해서는 'X보수노잼충', '메갈충'과 같은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기도 했다.
A씨는 앞서 타 교대 등에서 잇따라 성희롱 문제가 대두된 것을 계기로, 같은 과 남학우의 이같은 행동을 알게 된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제보한다고 글을 마쳤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지 8시간쯤 지난 뒤, 해당 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체육교육과 15학번 남학생들이 작성한 사과문이 올라왔다.
이들의 해명에 따르면 대화는 2015년부터 2016년 초까지 오갔다. 이들은 사과문을 통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또 사과의 말씀드리고 싶다"고 용서를 구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언행이 맞기에 어떤 변명과 핑계도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깊이 반성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혐오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잘못된 단어를 필터링 없이 사용한 것은 그 단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단어의 심각성을 더 알고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교사로서 자질이 의심될 정도의 언행으로 상처 입은 많은 분께 사죄의 말씀드리고 싶다"며 "'언행'뿐 아니라 방관을 한 것 역시 큰 죄이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꼭 고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런 학생들이 커서 교사가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서울교대에서도 여학우들의 얼굴을 평가하는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는 등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서울교대에 따르면 김경성 총장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담화문에서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