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신변 위협에도 '유일한 증언자'를 자처하는 배우 윤지오 덕분에 故 장자연 사건이 다시금 시민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승리·정준영 사건'이라는 거대한 이슈에도 시민들은 "윤지오를 지키자", "장자연 사건 제대로 다시 수사하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만큼 시민들은 사건의 진실을 궁금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과거 다른 사건도 시민들의 관심을 조금씩 받고 있다. 이 사건은 '故 장자연 사건'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장자연과 관련이 있는 인물의 사건이다.
바로 '故 김지훈 자살 사건'이다. 김지훈은 가수였으며, 그룹 투투와 남성 듀오 듀크로 인기를 구가했었다. 그는 성악과 락을 하면서 미성의 목소리에도 파워풀한 가창력을 자랑했었다.
예능감도 좋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췄고, 뛰어난 성대모사 능력으로 '만능 엔터테이너' 이미지도 쌓으며 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활동이 뜸해졌던 2013년 12월 12일,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김지훈의 사망을 '자살'로 종결지었다.
일반적으로 자살 사건에는 유서가 있지만, 김지훈의 사망 현장에는 유서가 없었다. 그래서 시민들은 그의 사망 사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자살이 아닐 수도 있으니 재수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이 이런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는 더욱더 핵심적인 사항이 있다. 바로 김지훈이 장자연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다는 것이다.
2018년 7월 24일, MBC PD수첩은 그동안 숨겨져 있던 장자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김지훈의 죽음도 함께 다뤘다. PD수첩은 2009년, 장자연이 사망했을 당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지훈의 아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왔고, 장자연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김지훈의 소속사 GF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고로 부모를 잃은 장자연은 김지훈을 오빠로서 많이 의지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래서 김지훈은 힘들어하는 장자연을 도와주기 위해 2009년 3월 7일, 아내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날, 장자연은 "몸이 너무 힘들다. 우리 제주도는 나중에 함께 가자. 미안하다"는 문자를 남겼다고 한다. 그것이 마지막 문자였다. 장자연은 그날 세상을 떠났다.
김지훈은 "평소 가족처럼 여기던 동생의 마지막 길을 지켜주겠다"며 영정사진 드는 것을 자청했다는 게 GF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증언이다.
당시 김지훈은 장자연이 남긴 문건을 언급했었고, 장자연이 '술 접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었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자필 문건 공개로 찔리는 분 많겠죠. 자연이 사건과 연관돼 있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자연이에게 잘못했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지훈이 2009년 3월 18일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방송에서 나와 했던 말이다.
이후 그는 2009년 마약(엑스터시) 복용이 드러나면서 구속됐다. 2010년에는 아내와 협의 이혼했다. 그 뒤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고, 별다른 연예 활동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던 2013년 12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삶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