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아들에게 사랑받는 '며느리' 질투나 차에 탈 때 '조수석' 앉겠다 고집하는 시어머니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불굴의 차여사'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일반적인 시어머니라면 아무리 아들을 사랑한다 해도 며느리에게 질투를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기 아들을 사랑해준다는 생각에 고마워한다. 아들이기는 하지만 어찌됐건, 며느리의 남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은근히 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며느리를 시샘했던 한 시어머니에 대해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수석에 앉는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한 지 3년이 된 30대 여성 A씨는 "결혼하고 1년 정도는 시어머니와 그럭저럭 잘 지냈다"면서 "시집살이시킨다는 느낌도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딸처럼 살갑게 굴지도 않으셨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런 관계가 오히려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결혼한 지 1년이 지났을 때부터 시어머니의 태도가 조금씩 변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불굴의 차여사'


언제부턴가 A씨 부부가 댁에 놀러 가면 시어머니는 항상 남편하고만 대화를 했다. A씨가 대화에 끼어들기라도 할 때면 과일을 가져오라고 하거나 A씨만 모르는 이야기를 꺼내고는 했다.


더욱 이상하다 싶은 건 다 같이 차에 탈 일이 생기면 시어머니가 꼭 조수석을 고집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차멀미가 생기셨나 싶어 그냥 넘어갔지만 그 뒤로도 계속됐다.


한번은 A씨가 아예 뒷문을 열고 "여기로 타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조수석 문을 열고 앉더니 "난 여기 앉을란다"하고는 문을 쾅 닫았다.


사실 매번 조수석에만 앉으시는 건 아니었다. A씨가 운전할 때는 남편과 뒷자리에 앉았다. 그게 더 기분이 나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러던 며칠 전, 결국 일이 터졌다. 남편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드라이브를 하러 가게 됐다.


이날만큼 A씨는 "어머님 오늘 가는 곳이 남편 초행길이라, 제가 옆에서 길을 알려줘야 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비게이션이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역정을 내곤 조수석에 앉았다. 결국 또 뒷자리에 앉게 된 A씨는 기분이 상해 핸드폰만 쳐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이 익숙한 길을 벗어나자마자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A씨에게 계속 질문을 했지만 A씨는 "내비 있잖아. 알아서 봐"라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러다가 남편이 A씨에게 성질을 내자, 시어머니는 "길 잘 못 찾는 거 뻔히 알면서 너는 놀고만 있냐"고 화를 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불굴의 차여사'


이 상황에 A씨는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머니 제가 그래서 아까 뒷자리 앉으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근데 왜 이제 와서 뭐라 하세요?"라고 대꾸했다.


이어 "그리고 그동안 별말 안 했는데 어느 시어머니가 아들 운전하는 차에 며느리 뒤에 앉히고 조수석에 타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A씨는 처음부터 시어머니 눈치만 봐왔던 남편에게도 화를 냈다. 분위기는 한순간에 싸늘해졌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아이고 애도 아니고 앞자리 못 앉게 했다고 생난리를 치네"라며 되레 A씨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A씨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동안 느꼈던 고부 관계의 문제점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불굴의 차여사'


"그동안 어머니가 이유 없이 저한테 차갑게 구는 거 느끼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내가 더 신경 써야지 하면서 참고 넘겼어요.


근데 이제 보니까 어머니는 그냥 아들만 좋아하는 남편의 어머니일 뿐인 것 같네요. 말 한마디 대꾸도 해주기 싫은 며느리는 어머니 안 찾아 뵐 테니까 그렇게 좋아하시는 아들만 실컷 보시면서 사세요"


A씨는 남편에게 내려달라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긴 했다. 평생 보고 살아야 할 가족인데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모든 고부갈등은 남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사과하면 평생 을로 살아야 하니 절대 굽히지 마라" 등 조언을 건네며 함께 열을 올렸다.


한편 고부갈등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에 가깝다. 실제로 고부갈등이 심해지면 이혼까지 이르기도 한다.


2016년 통계청은 연간 약 8천 쌍의 부부가 고부갈등 및 가족 내 갈등으로 이혼한다고 밝혔다.


한 법률 전문가는 "고부갈등은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는 조건에 해당한다"며 "악화된 고부갈등으로 이혼을 결심한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