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의 시작점은 장모 이사에게 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게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김상교씨였다.
김씨는 버닝썬과 강남경찰서 서초지구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씨는 버닝썬에서 여성 3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여성 3명은 직접 김씨를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신고까지 했다.
그런데 성추행 신고를 한 이 3명이 버닝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7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문제를 파헤쳤다. 이 방송에는 김씨가 출연했으며, 버닝썬에서 일했던 제보자도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다뤄졌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김씨를 성추행으로 신고했던 여성들의 정체였다.
해당 여성들은 김씨가 "내 가슴을 만졌다", "내 허리를 마음대로 감쌌다"는 등의 증언을 하며 폐쇄회로(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김씨는 성추행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들은 끝까지 성추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여러 각도의 CCTV를 공개하라는 수사 당국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영상 분석 전문가에게 여성들이 공개한 CCTV 영상 분석을 맡겼다.
전문가는 "만약 김씨가 가슴을 만진 게 사실이라면 그 자리를 벗어나 도움을 청하던지 그 자리를 빨리 떠났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계속 김씨 옆에서 춤을 췄고, 이는 추행이라고 느낄 만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보이게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각도 하나만 보고 성추행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스포트라이트 측은 성추행 신고를 한 여성 3명의 정체에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갔다.
제작진에 따르면 김씨를 성추행으로 신고한 여성 3명 중 1명은 '마약 공급책' 혐의를 받는 애나였다. 이는 이미 여러 차례 보도로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나머지 2명 중 1명은 버닝썬 이문호 대표의 지인인 것으로 추측됐다. 마지막 1명은 버닝썬 영업직원의 지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김씨를 신고한 이들 모두가 버닝썬의 관계자였던 것. 버닝썬의 치부를 세상에 들추는 김씨의 신뢰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결단코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버닝썬은 마약 문제, 경찰 유착 의혹에 더해 거액의 탈세 의혹 가능성까지 추가로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