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미세먼지 대란으로 재조명된 '1만2천 명' 사망한 영국 '그레이트 스모그' 사건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김현경 기자 = 최근 우리나라의 겨울을 나타내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말 대신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가 등장해 그 자리를 대체했다.


사흘 춥고 나면 나흘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이다.


연일 미세먼지 수치가 최악을 경신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아침이면 창문 밖을 내다보고 하늘을 확인하는 일이 어느새 일과가 되었다.


이에 미세먼지로 무려 1만여 명이 사망했던 '그레이트 스모그'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레이트 스모그 사건 당시 모습 / CBS News


스모그는 'smoke(연기)'와 'fog(안개)'의 합성어로, 매연을 비롯한 도심 대기 속 오염물질이 기화하여 안개 모양이 된 것을 가리킨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인 1952년 12월 5일, 당시 영국 런던에서는 10여 일 동안 이어진 스모그로 인해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사망했다.


심해진 한파 때문에 난방을 하는 데 쓰이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급증했고, 당시 런던 시내의 전차 역시 디젤로 가동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안개까지 가세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동안 바람도 불지 않아 매연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도시 안에 정체되어 있었던 게 화근이었다.


그레이트 스모그 사건 당시 모습 / historytoday


그레이트 스모그 이후 4년이 지난 1956년, 영국은 공기청정대기법을 제정해 대기오염을 통제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산업혁명이 낳은 참사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현재,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대기오염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 이는 전쟁이나 살인,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 등으로 인한 사망자의 합보다 많은 수치다.


그레이트 스모그와 같은 끔찍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이나 운행 차량 제한과 같은 임시방편에 가까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ThoughtCo


Londonist.com


The Guardian


Daily Mail


그레이트 스모그 사건 당시 모습 / britanni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