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과잠' 안 산다는 19학번 후배들에게 학과 선배가 '단톡방'에 올린 메시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개강하면 대학교 캠퍼스마다 삼삼오오 '과잠'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학교, 학과 이름 등을 등판에 새긴 야구점퍼 '과잠'은 대학 시절에만 입을 수 있는 대학생들만의 교복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잠을 입고 다닐 마음이 없는 학생들도 분명 있다. 이때 누군가 '과 단합'을 이유로 후배들에게 구매를 강요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 대학교 19학번 단체 카톡방에서 일어난 사건 하나가 공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한 선배는 "(19학번) 여러분 과잠 수요조사 설문결과를 봤는데 반대 의견이 많았다"며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말한다.


19학번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과잠을 공동구매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했는데, 많은 학생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사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3분 전까지 억지로 "ㅎㅎ"를 치며 웃기까지 했던 선배는 갑자기 말도 안 되는 말을 내뱉는다.


"일단 '강요'는 아니고 '강압'만 할게요. 의견 있으시면 저한테 개인적으로 연락 주세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강요는 아니고 강압만 하겠다"는 부분은 학과 단톡방 19학번 신입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는 없어 보인다.


마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2019년 버전 말장난 같이 느껴진다.


참고로 강요의 사전적 의미는 '억지로 또는 강제로 요구함'이며 강압은 '강한 힘이나 권력으로 강제로 억누름'을 뜻한다.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겠지만, 아직 캠퍼스 라이프를 시작도 하지 않은 19학번에게 가해진 일종의 '똥군기'로 비칠 여지가 크다.


이를 본 누리꾼들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혹시 과잠을 싸게 산 뒤 더 비싸게 파는 형태로 이득을 취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될 정도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94'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고 단합을 강제하는 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지난해 알바천국은 20대 대학생 1,028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군기 문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학생 79.6%는 대학 군기 문화에 대해 "어떤 이유에서든 사라져야 마땅하다"라는 의견을 보였고, 17.2%는 "조직 생활에서 어느 정도 필요하다", 3.1%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생 57.6%는 대학교 입학 후 선배에게 '똥군기'를 비롯한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해, 대학 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