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글] "새로 만난 남자친구에게 '낙태 경험'을 말해야 할까요?"
막 만나기 시작한 연인에게 과거 낙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야 할지 고민이라는 어느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위 내용은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을 재구성한 글이다.
모든 것을 이해해준다는 자신의 연인에게 직접 낙태 사실을 먼저 고백해야 하는지 사연 속 주인공은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많은 이가 "낙태 경험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먼저 말하는 게 편할 것이고, 아무도 모른다면 함구하라"고 조언했다.
본인이 먼저 알리지 않았는데 연인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끝은 분명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가 첫 번째고,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가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숨기는 게 좋다는 이유가 두 번째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현행법상 낙태는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수술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16세부터 44세까지 가임기 여성 2,006명 중 21%인 422명이 낙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적지 않은 수다.
사연의 주인공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 해당 고민 사연에 한 누리꾼은 남자친구에게 말을 할지, 말지에 대한 대답 없이 그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다.
"콘돔이 찢어지거나, 피임약이 몸에 잘 듣지 않거나... 피임을 제대로 했더라도 임신은 언제나 가능성이 있는 일입니다.
'책임지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는 질타는 그래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꼭 아이를 낳아서 길러야만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닙니다.
책임질 수 없는 일을 만들지 않는 것 또한 책임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책임지지 못하는 건 원하지도 않는 아이를 낳아서 불행하게 하는 거겠죠.
책임지기 위한 선택이 중절이었다면, 그 행위에 대한 마음의 무게만 가지고 사세요. 그 몫을 넘어선 죄책감까지 모두 끌어안지는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