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동탄 살인범'을 만난 택시기사가 순간적으로 발휘한 기지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어제(29일) 오후 7시께 충남 천안역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A씨는 한 남자 손님을 태웠다.


"대전으로 가자"고 요청하는 남자 손님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택시기사 A씨의 머릿속에는 뉴스에 나온 공개수배 전단이 떠올랐다.


이 남자 손님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한 원룸에서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와 한 남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용의자 곽상민(42) 이었다.


택시기사 A씨는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택시가 줄 서 있으니 앞에 있는 택시를 이용해 달라"고 권유한 뒤 경찰에 곧장 신고했다.


화성 동탄경찰서


30일 화성 동탄경찰서에 따르면 '동탄 원룸 살인사건' 용의자 곽씨를 검거하는데 그와 닮은 사람을 봤다는 택시기사 A씨의 신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9일 오후 7시 6분께 택시기사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곽씨가 탄 택시기사와 통화해 전북 전주시로 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격에 나섰다.


추격 끝에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부여 사비문 근처에서 경찰은 순찰차 2대를 이용해 곽씨가 탄 택시의 앞뒤를 막아섰다.


택시기사는 곧바로 운전석 출입문으로 탈출해 인질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러나 곽씨는 경찰의 명령에 불복하고 운전석으로 이동해 차 문을 잠갔다.


경찰은 곽 씨에게 테이저건을 쏘기 위해 창문을 깼으나 그사이 곽씨는 가지고 있던 흉기로 가슴과 복부 등을 수차례 자해해 크게 다쳤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20분 뒤인 오후 8시 50분께 숨졌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였던 곽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방침이다.


또한 경찰은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한 도주극을 막은 택시기사 2명에게 보상금 5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