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죽을 때까지 지키겠다며 극진히 보살폈던 남편.
하지만 그 결심은 난생처음 보는 한 남성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지난 6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존속살해 용의자 A(31)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또 다른 범행을 고백했다. 생면부지(生面不知·태어나서 만나 본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 노부부를 살해했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 침입해 남편 B(80) 씨와 그의 아내 C(81)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경찰은 A씨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주하던 중 돈이 부족해 노부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 부부의 황망한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가 있다.
뉴스1이 만난 한 이웃집 주민에 따르면 B씨 부부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서로를 의지한 채 살아오던 금실 좋은 부부였다.
뿐만 아니라 남편 B씨는 최근 몇 년간 치매를 앓아 온 아내 C씨를 홀로 보살폈다.
자식들의 요양원에 보내자는 제안도 거절한 채 "죽을 때까지 내가 데리고 살겠다"며 마다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병세가 악화되면서 할머니 호통 소리가 자주 들리긴 했지만,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묵묵히 아내를 다독이며 보살폈다"고 회상했다.
끝까지 치매 아내를 지키고 싶었던 남편의 바람이 황망한 결말을 맞아 안타까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