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으로 '야채 주먹밥' 준비했다가 '사과문' 올린 고려대학교 사범대 학생회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비상대책위원회가 기말고사 간식 행사를 준비했다가 잘못된 공지를 올렸다며 사과했다.

입력 2018-12-13 13:24:59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현재 학생회 역할을 대신 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비상대책위원회가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유가 다소 독특한데, 야채 주먹밥 때문이다.


지난 12일 고려대 사범대학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2학기 기말고사 간식 행사 식품 성분 관련 안내'라는 제목으로 글 하나가 게재됐다.


앞서 전날 비대위는 시험 공부에 지친 단과대 학생들을 위해 2학기 기말고사 간식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귤, 김밥, 주먹밥, 부리또 등이 마련됐다.


비대위는 또 비건(Vegan) 학생들을 위해 채식 메뉴도 차렸다. 비건은 채소와 과일 이외에 동물성 지방은 아예 먹지 않는 철저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비건용 간식으로는 밀가루와 물, 소금으로만 만드는 빵 치아바타와 야채 주먹밥 두 가지가 있었다. 비대위 측은 해당 메뉴의 자세한 성분도 공개했다.


문제가 된 간식은 바로 이 야채 주먹밥이었다. 


Facebook '2018kueduc'


야채 주먹밥의 성분 중 맛소금에 들어있는 '이노신산이나트륨'과 후리카케에 든 '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이 성분상 비건 재료가 아니라는 이의가 들어온 것.


비대위는 사과글을 통해 "익명의 학우에게 제보를 받았다. 알아본 결과 이노신산이나트륨과 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은 타피오카 전분에서도 추출 가능하지만, 주로 고기나 생선에서 추출하는 경우가 많아 비건식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야채 주먹밥은 비건식이 아닌 것으로 정정하며 "정확한 확인 없이 비건식으로 공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이날 올린 글을 끝맺었다. 


공지를 접한 학우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일부는 비건 학생들을 향해 "유난"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는 "딴 음식으로 바꿔 달라고 떼를 쓴 것도 아니고, 비건식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이의제기만 한 건데 그게 '유난'이라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타 대학 학생들은 그저 "저런 사소한 부분까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지적까지 했다는 게 대단하다. 알고 보니 사범대가 아니라 공대였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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