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주인공과 조력자, 그리고 악당들까지 만화 속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관계에 따라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독자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나 작가가 만화 속 모든 인물을 상상력만으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실존했던 인물들을 통해 만화 속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단지 외모만을 따 오는 것은 아니다. 실존 인물의 성격과 직업까지 만화 속 캐릭터에 반영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더 풍부한 스토리를 풀어갈 수 있고, 독자는 이를 통해 감동과 재미를 얻는다.
그렇다면 만화 속 어떤 캐릭터들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을까.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만화 속 캐릭터 7인을 소개한다.
1. '심슨 가족'의 레이니어 울프캐슬 - 아놀드 슈왈제네거
만화 속 오스트리아 출신의 독일계 배우로 등장한 레이니어 울프캐슬은 그 모습부터 미국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연상케 한다.
'심슨 가족'에서 그는 영화 '맥베인'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극장판 '심슨 더 무비'에서는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울프캐슬의 이러한 행적은 슈워제네거와 많이 닮아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배우인 슈워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캘리포니아 주 38대 주지사를 지낸 바 있다.
2. '인크레더블'의 에드나 모드 - 에디스 헤드
디즈니의 만화 영화 '인크레더블'의 감초 캐릭터인 에드나 모드는 과거 히어로 의상을 디자인했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로 등장한다.
이러한 에드나 모드의 모습은 아카데미 의상 디자인상 8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에디스 헤드를 떠올리게 한다.
만화 속 에드나 모드의 성우를 맡았던 버드 감독은 에드나 모드와 에디스 헤드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두 인물은 외모는 물론 이름까지 너무 닮아 있다.
3. '원피스'의 카포네 갱 뱃지 - 알 카포네
원피스에서 파이어탱크 해적단의 선장이자 초신성 중 한 명인 카포네 갱 뱃지는 항상 시가 담배를 입에 물고 정장의 중절모 차림으로 등장한다.
전형적인 마피아 스타일이다.
이는 전 세계에 악명을 떨쳤던 이탈리아계 미국인 마피아 알 카포네를 모델로 했기 때문이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알 카포네는 경찰로 위장해 검문하는 척하며 상대 조직원들을 기관총으로 쏴 죽인 '밸런타인데이 학살 사건'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4. '바키'의 안토니오 이가리 - 안토니오 이노키
세계 최고의 격투가를 꿈꾸는 소년의 성장을 그린 만화 '바키'의 등장인물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가리는 일본의 유명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를 모티브로 했다.
안토니오 이노키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일본 프로레슬링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국계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제자였고, 한국 프로레슬링의 전설 김일의 후배이자 라이벌이었다.
한국인들에게 김일과 이노키의 대결은 아직까지도 명승부로 회자하고 있으며, 이노키는 한국인들 인상에 '강력한 악역'으로 남았다.
5. '킹덤'의 신 - 이신
중국 춘추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일본 만화 '킹덤'의 주인공 '신'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인 중국 진나라의 '이신'을 모티브로 삼았다.
실제 이신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역사 속 이신은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할 때 큰 공적을 세운 인물로 알려져 있을 뿐 언제 태어나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만화 킹덤은 실존 인물 이신의 공백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 만화 속에서 이신은 천민 출신이어서 성 없이 그냥 '신'으로만 불린다.
6. '바람의 검심'의 히무라 켄신 - 카미카와 겐사이
바람의 검심의 주인공 히무라 켄신은 잘생긴 외모에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한때 일본 열도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일류 검객으로 등장한다.
이 히무라 켄신은 일본 에도 막부 말기 실제로 존재했던 무사 카와카미 겐사이를 모티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와카미 겐사이는 150cm 전후의 작은 몸집과 흰 피부를 가지고 있어 마치 여성처럼 보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막부 말기 4대 칼잡이로 유명했고, '칼잡이 겐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당시 막부가 가장 두려워했던 검사였다.
7. 정글북의 독수리 사형제 - 비틀스
1967년에 개봉한 디즈니의 만화 영화 '정글북' 속에는 각각 버지, 플랩스, 디지, 지기로 불리는 독수리 사형제가 등장한다.
극 중에서 독수리 사형제는 주인공 모글리를 쉬어 칸으로부터 구해주고, 불을 사용하라고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세계적인 팝 가수 비틀스가 이 독수리들의 모티브가 됐다. 헤어스타일을 통해 비틀스 멤버들을 표현했고, 독수리들의 목소리에도 영국 리버풀의 억양을 담았다.
애초 디즈니 측에서는 비틀스가 독수리들 목소리를 녹음해주길 원했으나, 스케줄 문제와 존 레넌의 거절로 무산되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