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로 전화 먹통 돼 '119 응급구조' 요청 못하고 사망한 70대 노인

심장마비로 쓰러진 70대 노인이 KT '통신 대란' 속에 '골든타임'을 놓친 채 끝내 사망했다.

입력 2018-11-27 18: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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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KT 아현지국 통신구 화재사고로 '통신 대란'이 일어난 가운데 이 때문에 70대 노인이 응급구조 요청을 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치료시기를 놓친 이 70대 노인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지난 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5시 35분께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사는 76세 주모 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날 오전 5시께 주씨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갑자기 쓰러진 아내를 본 주씨의 남편은 급하게 집 전화로 119에 신고하려 했지만 신호만 갈 뿐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들의 말에 따라 주씨의 남편은 휴대전화 긴급통화로도 연결을 시도했지만 역시 신호는 먹통이었다.


20분가량 전화와 실랑이한 주씨 남편은 결국 집 밖으로 뛰쳐나와 다른 사람의 전화를 빌려 오전 5시 29분께나 돼서야 119에 신고했다.


119 구급대는 3분 만에 현장에 출동했지만, 주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의 화재 발생 현장 / 뉴스1


유가족 측은 "집 전화, 아버지 전화, 오빠 전화 모두가 KT였다. 그래서 3대의 전화 모두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통신 장애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친 것 같아 유족들이 허망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통신장애만 없었다면 어머니가 허망하게 돌아가시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려낼 계획이며, KT 측은 사고 사실만 파악했을 뿐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