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아픈 가족들 병간호하느라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막내딸이 꼬깃꼬깃 건넨 손편지

MBN '소나무'


[인사이트] 김천 기자 = 9살 막내 정훈이는 응원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엄마에게 수줍게 건넸다.


지난 17일 MBN '소나무'에서는 아픈 가족들을 병수발하는 박효례(39) 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광주광역시 한 월셋집에 거주하는 효례 씨는 남편과 세 자녀를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간 가정의 생활비를 담당하던 남편이 작년 9월 뇌출혈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수술을 받은 남편은 회복하지 못하고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허리에서는 협착증이 추가로 발견됐고 간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다리와 발톱은 변형됐고 다리는 종종 저려왔다. 여기에 아랫니까지 모두 빠져버리는 바람에 영양 섭취에도 문제가 생겼다.


MBN '소나무'


아픈 것은 남편뿐만이 아니다. 첫째 이태영(11) 군과 둘째 이태훈(10) 군도 병을 앓고 있다.


첫째 태영이는 ADHD(주의력 결핍 장애)와 지적장애 3급을 앓고 있다. 둘째 태훈이도 지적장애 3급에 혈우병을 갖고 있다.


막내 이정훈(9) 양을 제외하고는 가족 모두가 아픈 상태다. 엄마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엄마는 움직이기 힘든 남편의 병수발부터 시작해 아픈 자녀들까지 돌본다. 피가 멈추지 않는 태훈의 주사를 직접 놓기도 하고, 주의력 결핍 장애로 종종 말썽을 일으키는 태영이의 학교에 가서 상담을 받기도 한다.


모든 일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효례 씨는 어깨와 목에 항상 통증을 달고 산다. 그는 진통제, 우울증약, 혈압약 등 약 기운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가정의 생계는 정부에서 지원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가 전부. 누구 하나 도와줄 사람 없는 효례 씨에게 팍팍한 현실은 너무 벅차기만 하다.


MBN '소나무'


그런 효례 씨를 위해 막내 정훈이가 손편지를 준비했다. 정훈이는 꼬깃꼬깃 서랍 속에 숨겨놨던 편지를 엄마에게 건넨다.


그리고 낭랑한 목소리로 편지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간다.


"그동안 힘들었죠. 이제는 엄마랑 아빠랑 편히 쉬세요. 제가 크면 도와드릴게요.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힘들고 좌절할 일이 있어도 그동안 '엄마'라는 이름으로 눈물 흘리지 않고 버텨왔던 효례 씨. 효례 씨는 어느새 훌쩍 커 엄마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게 된 막내딸의 편지를 받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효례 씨는 말했다.


"정훈이가 있어서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야. 고맙다 내 딸"


절망 속에서도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는 효례 씨와 가족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들 가정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효례 씨 가정을 돕고자 하는 이들은 네이버 해피빈(☞바로가기)이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후원할 수 있다. 후원금은 가정의 생활비와 의료비로 사용된다.


MBN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