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분홍색 머리, 27살 등의 특징으로 故 종현을 묘사한 잡지사가 종현과 K-POP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넥스트샤크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故 종현을 조롱한 스페인 잡지가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잡지는 1977년 창간해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엘 유엘스(El Jueves)'로, 정치와 대중문화에 대한 풍자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 4일, "K-POP은 스타들 사이의 성적 학대, 착취, 우울증, 자살과 같은 주제들로 가득 차 있다"며 K-POP 문화를 비판하는 만화를 게재했다.
그러나 그보다 문제가 된 것은 이들이 만화에 그려놓은 '캐릭터'였다.
이들은 "지난 2017년에는 27살의 아이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분홍색 머리를 가진 유령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해당 캐릭터는 "나는 27살"이라며 "내 친구들은 지미 헨드릭스와 재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 등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에 헨드릭스와 재니스, 짐으로 표현된 유령들은 "경비원을 부르라"며 "아무도 27클럽(27세에 사망한 대중음악가들을 이르는 말)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명백히 종현을 겨냥해, 그를 "아티스트가 아니다"라고 조롱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것이다.
조롱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종현의 사망 소식에 울고 있는 팬들을 그리며 "분홍색 머리를 정말로 사랑했다", "나는 음악 산업을 저주할 것이지만, 만약 그를 대체할 사람을 만든다면 또 거기에 빠져들 것이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또한 이들은 "K-POP의 아이돌들은 머리 색으로만 구분할 수 있을 뿐 똑같은 외모와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분을 표현할 때에는 비슷한 외형으로 대량 생산되는 플라스틱 인형 '피니폰'을 그 비유로 들기도 했다.
이처럼 고인을 특정해 모욕을 서슴지 않는 만화에 누리꾼들은 즉각 분노를 나타냈다.
만화의 대사를 직접 영어로 번역한 누리꾼은 "풍자를 넘어 고인을 조롱하는 만화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 만화가 얼마나 끔찍하고 불필요한지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 또한 "이 사건은 종현만이 아닌 K-POP 전체를 모욕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행동에 나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동조했다.
한편 거세진 누리꾼들의 비판은 곧 엘 유엘스의 폐간 요청으로까지 이어졌다.
세계적인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엘 유엘스를 폐간시켜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청원 글은 현재까지 2만 5천 명의 동의를 넘긴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