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구제역으로 '생매장'당한 수천만마리 돼지, 3년 후 그 땅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EBS1 '지식채널 e'


[인사이트] 김민주 기자 = 생매장당한 수천만 마리의 돼지가 내지르는 비명으로 가득 찼던 땅.


3년이 흘러 다시 찾아간 그 땅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과거 EBS '지식채널 e'에서는 전염병으로 수천만 마리의 가축들이 살처분된 땅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지난 2011년 국내에서는 전국적으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가 창궐했다.


사상 최악의 사태에 사람들은 다급하게 총 1,000만여 마리라는 엄청난 수의 돼지, 소, 닭 등을 살처분했다.



EBS1 '지식채널 e'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가축들은 안락사 후 매립 또는 소각 처리해야 했지만, 갑자기 발생한 대규모 사태에 매몰 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은 수많은 가축은 대부분 산 채로 생매장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매몰지 주변은 그야말로 지옥과 다름없었다. 가축들이 내지르는 비명과 버둥거림이 나날이 계속 이어졌다.


급급하게 진행된 생매장 이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EBS1 '지식채널 e'


시간이 흘러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른 3년간의 발굴 제한이 풀린 후 사진작가 문선희 씨는 우연히 가축들이 매몰된 그 땅을 찾았다.


전국 4,800여 곳의 매몰지 중에 100여 곳을 방문한 문선희 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대부분 땅이 일반적인 진흙땅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물컹물컹했으며 심한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군데군데 하얗게 모습을 드러낸 돼지 뼈도 가득했다.



EBS1 '지식채널 e'


그녀의 눈에 비친 땅은 기이하게 죽어가는 풀들과 함께 새하얀 액체를 토해내며 썩어가는 중이었다.


3년만 지나면 가축들의 사체가 썩어 농경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예측과는 전혀 상반되는 결과였다.


땅 자체가 썩어가고 있는 상황에 문선희 씨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충격을 받은 그녀가 더욱 놀란 것은 이 와중에도 안간힘을 쓰며 자라나고 있는 곰팡이와 풀들의 모습이었다.


사람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 위해 엄청나게 애를 쓰는 땅의 모습에 문선희 씨는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EBS1 '지식채널 e'


그녀의 카메라에 담긴 땅은 멀리서 보면 감탄할 만큼 아름답게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고통 속에 죽어간 가축들이 전하는 경고 메시지가 담겨있다.


점점 죽어가는 땅은 인간의 이기심이 만든 결과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